“낮별은 해금, 밤별은 비올라” 한옥에서 만나는 김남중 기획공연시리즈 [공연]

입력 2023-10-02 14:2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비올리스트 김남중의 기획 공연 시리즈 ‘낮별에서 밤별로’ 쪽마루음악회
-첫 공연 ‘日月誠神(일월성신), 해와 달의 기도’…발매 24시간 만에 매진
-피아졸라, 빌라 로보스와 바흐, 지영희류 해금산조 등 동서양 정서 융합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도전적인 프로그램으로 연주자들 모두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웃음).”

통념을 뒤엎는 발상, 치열한 실험, 지치지 않는 끈기.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상상의 멱살을 쥐고 현실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용기와 희생, 도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김남중의 비올라는 단 한 순간도 멈추거나 망설인 적이 없다.

비올리스트 김남중이 또 하나의 중요한 전진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다. 10월 4일, 서촌 복합문화공간 클래식고택에서 열리는 이 공연의 타이틀은 ‘낮별에서 밤별로’. 한국화에서 받은 영감과 동서양의 정취를 융합해 음악으로 녹여낸 공연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공연은 한 번 무대에 올려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총 3회의 ‘공연 시리즈’로 기획됐다는 것. 이날의 공연은 그 첫 무대다.

비올리스트이자 융복합공연예술기획자로 정열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남중이 기획한 공연 시리즈의 첫 무대인 이날 공연은 ‘日月誠神(일월성신), 해와 달의 기도’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클래식과 탱고, 민요와 산조를 아우르는 셋 리스트는 융복합공연예술의 정수를 드러낸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지난해 열린 독주회 ’Blooming’에서 세계 최초로 비올라로 연주해 화제가 됐던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재회할 수 있다. 해금 연주자 노은아 교수(서울대 국악과)와 비올리스트 김남중 듀오가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연주할 예정이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Oblivion’, 탱고의 역사(Histoire du Tango) 중 3악장 ‘Night Club 1960’ 같은 탱고 클래식들도 연주된다. 수수한 듯 때로는 거친 면모를 드러내는 비올라의 음색으로 들을 수 있다. 에이토르 빌라 로부스의 ‘브라질풍의 바흐’는 민요 메들리와 결합된다. 해금과 비올라, 기타 편곡으로 김남중다운 레퍼토리다.

앙리 카사데수스의 곡으로 알려진 바흐 비올라 협주곡 다단조 중 2악장 역시 해금과 비올라로 연주된다. 클래식 곡을 해금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것 또한 유래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장면이다.


‘서울’에 대한 영감으로 서울시의 슬로건 ‘Seoul, My soul’로 짓고 편곡한 동명의 곡에서는 동서양 악기의 조화를 통해 도시로서의 서울이 가진 복합적이고 세련미 있는 정서를 드러낸다.
이밖에도 국악 타악기 연주자 서수복(국립국악단)의 타악 곡을 비롯한 곡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신주헌, 작곡가 김정근이 이날 연주회에 함께한다.

비올리스트 최초 뉴욕 UN 본부 총회의장 독주 무대를 펼치고 카네기홀, 필하모닉 홀을 비롯한 세계 유명 콘서트홀에 꾸준히 초청받아 리사이틀을 이어오고 있는 김남중은 최근 융복합공연예술협회를 창단하고 기획자, 예술감독까지 저변을 넓히는 등 복합적이고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남중은 “한국화가 김선두 작가의 ‘낮별’이라는 작품을 화두로 공연 시리즈를 구상했다. 거대한 해에 가려 어스름히 보이던 낮별이 어둠을 만나고 제 자리를 찾아, 결국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혼자 힘으로 반짝반짝 빛나게 되는 과정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내 이야기라고 생각해 공연 시리즈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시리즈의 출범식으로 기록될 이날 공연 ‘日月誠神(일월성신), 해와 달의 기도’는 9월 20일 티켓 예매 시작 후 24시간도 안 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한옥 공간 클래식고택은 주식회사 리한컬쳐가 인수해 한옥스테이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한국관광공사 전통한옥브랜드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 공연 시리즈는 10월 31일과 11월 14일 두 번째, 세 번째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두 번째 공연 ‘風淸月朗(풍청월랑), 맑은 바람 달에 스치우고’는 소프라노 김하영과 기타리스트 정욱이 함께하며, 세 번째 공연 ‘一筆揮之(일필휘지), 붓 끝에 실린 멜로디’는 서예가 이정화와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셰이킨이 무대에 오른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