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최초 선수-지도자 KS 우승 도전’ 유한준 코치 “난 박수쳐준 게 전부, 오히려 내가 고마워” [PS 다이어리]

입력 2023-11-08 14: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유한준 코치와 이호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가 정말 강한 팀이 됐구나’라고 느꼈죠.”

KT 위즈 유한준 코치(42)는 2021년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을 이끈 뒤 18년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당시 유 코치는 KT 선수들이 믿고 의지하는 정신적 지주였다. 이강철 감독과 주장 박경수를 비롯해 선수단 모두 맏형이 든든히 버텨준 덕분에 KS 우승을 이뤘다고 치켜세웠다.

유 코치는 정규시즌 막판 부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서슴지 않았고, KS에선 4번타자로 나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KT 선수들이 KS 우승을 확정한 뒤 덕아웃에서 걸어 나오는 유 코치와 목발을 짚은 KS MVP(최우수선수) 박경수를 반기는 세리머니는 2021년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혔다.

유 코치는 선수로서 마지막 해를 우승으로 장식했고, 지금은 지도자로서 첫해를 다시 한번 KS 우승으로 장식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구단 프런트로 일하면서 현장과 1년간 떨어져 지냈지만,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자마자 팀의 KS 진출로 또 한번의 기회를 얻었다. 올해 KS에서 우승하면 선수와 지도자로서 모두 대업을 이루는 KT 최초의 사례가 된다.

그는 “참 운이 좋게 선수로서 은퇴시즌에 우승하고 나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첫해 KS에 올라왔다”며 “2년 전에는 직접 뛰는 입장이었는데, 똑같은 마음으로 설레고 긴장된다. 최고의 무대에 다시 오게 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유 코치는 올 시즌 최하위까지 떨어졌다가 2위까지 오른 팀을 대단해했다. KT는 5월까지 최하위였지만, 6월 이후 대반격을 통해 승패의 마진을 +17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선 역대 3번째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는 등 저력을 뽐냈다. 유 코치는 “올해 우리 팀에 참 놀랐다”며 “선수들에게는 이제 경험이 있고, 코치진에는 강한 리더십이 있다. 전혀 동요하지 않고 KS에 올라가려는 의지와 분위기를 보면서 ‘우리 팀이 정말 강한 팀이 됐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유 코치가 덕아웃에 함께 있는 것은 2년 전까지 그에게 크게 의지했던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다. 하지만 그는 “동고동락한 (박)경수와 (박)병호, (황)재균이, (장)성우가 팀을 정말 잘 이끌고 있다. 선수들에게 내가 해준 것이라곤 뒤에서 박수쳐주고 엉덩이를 쳐주며 격려한 것밖에 없다”고 손사래를 친 뒤 “오히려 선수들에게는 내가 훨씬 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이렇게 좋은 팀에 와 이렇게 좋은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초보 코치인 내게는 참 좋은 기회다. 난 더는 뛰지 않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좀더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도우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