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코미디의 힘!”…돌아온 ‘개콘’, 첫 녹화 어땠나

입력 2023-11-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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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영등포구 KBS별관에서 진행된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재현 PD(왼쪽부터)와 김상미 CP, 개그맨 이수경, 홍현호, 정태호, 조수연, 김지영, 김원효, 정범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년5개월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 그 첫 녹화현장 어땠었나?

10∼60대까지 500여명 공연 만끽

‘봉숭아학당’ 곡 나올땐 곳곳 탄성

신인-선배 개그맨들은 찰떡 호흡

‘21년간의 저력’ 다시 보일지 관심
공개코미디 포맷의 자존심으로 꼽혀온 KBS 2TV ‘개그콘서트’가 3년 5개월여의 긴 방학을 끝내고 돌아왔다. 2020년 6월 26일 종영한 프로그램은 5월 출연자(크루) 공개 모집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준비를 거쳐 12일 방송을 재개했다.

개그 포맷이 방송가에서 입지가 좁아졌단 우려와 21년간 인기를 모은 저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를 동시에 받은 프로그램은 1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별관 공개홀에서 500여 명의 관람객 앞에서 첫 녹화를 진행했다. 조수연, 홍현호, 이수경 등 새롭게 선발된 공채 33기와 정범균, 정태호, 김영희 등 선배 개그맨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공개코미디의 생동감 넘치는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덕분에 교복 차림의 10대 청소년부터 60대 부부까지 다양한 세대로 이뤄진 관람객들은 3시간여 동안 함께 춤추고 웃으며 공연을 만끽했다.

○현장감 ‘생생’…공개 코미디의 힘

1일 서울 영등포구 KBS별관에서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에가 열렸다.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에서 신윤승, 조수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날 녹화에는 엉뚱한 남녀의 소개팅 풍경을 담은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신윤승·조수연),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필리핀 며느리와 깐깐한 시어머니의 소동을 그린 ‘니퉁의 인간극장’(박형민·김지영), 지나친 과보호 육아 분위기를 유치원 일상으로 풍자한 ‘금쪽유치원’(홍현호·이수경) 등 14편의 코너가 선보여졌다.

‘니퉁’ 캐릭터의 김지영, 신동엽을 패러디한 ‘남동엽’ 역의 남현승 등 유튜브 무대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신인들이 먼저 호응을 이끌어냈다. 관람객들과 소통하며 유연한 매력을 살린 코너도 돋보였다. 신윤승과 조수연은 관람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예정에 없던 ‘뽀뽀 신’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고, ‘소통 권위자’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람객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콘셉트를 내세운 김영희는 온갖 애드리브로 무대를 꽉 채웠다.

홍현호, 조수연 등 신인들은 “우리가 유명해져서 개그 무대를 통해 인지도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원효, 정범균 등은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인들을 받쳐주는 캐릭터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개그맨 출신 스타들도 힘을 보탰다. 박나래는 현장에 ‘커피차’를 보냈고, 변기수는 무대 아래에서 분위기를 띄워주는 ‘바람잡이’로 참여해 현장을 지켰다.

○10대들도 “추억이 생생해요!”

1일 서울 영등포구 KBS별관에서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금쪽 유치원 코너에서 정범균, 홍현호, 이수경이 시연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999년부터 2020년까지 21년간 방송하며 다양한 세대에 남긴 추억의 힘은 여전히 강력했다. 이날 관람객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공연 2시간여 전부터 입구에 길게 줄을 늘어섰다. 40대 아빠와 10대 아들 등 가족뿐 아니라 만삭 임산부, 젊은 연인, 고교생 등이 공연장을 찾았다.

친구들과 함께 온 한림예고 재학생 최지원(17) 양은 “초등학생 때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가족들과 TV 앞에 모여 앉아 ‘개그콘서트’를 봤던 기억이 선명하다.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첫 코너로 공연한 ‘봉숭아학당’의 오프닝 곡이 흘러나올 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관람객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2019년까지 20년간 엔딩 곡을 연주하며 프로그램의 역사를 함께 한 이태선밴드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 이태선도 공연을 관람했다. 이태선은 스포츠동아에 “함께 울고 웃은 동료들이 무대에 다시 선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뛰었다. 신인들의 실력도 출중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매력도 있어서 잘 될 것 같다”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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