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쿼터로 생존경쟁하며 일본 B.리그 올스타 게임 위크엔드 초대받은 이대성-장민국-양재민

입력 2024-0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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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오키나와아레나에서 열린 B리그 아시아 올스타-B리그 라이징 스타팀간의 경기에 출전한 장민국, 이대성, 양재민(왼쪽부터). 이 경기는 B리그 올스타전 본 경기에 하루 앞서 펼쳐졌다. 오키나와(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일본프로농구 B.리그의 ‘올스타 게임 위크엔드 2024’가 12~14일 오키나와에서 펼쳐졌다. 13일 오키나와아레나에서 열린 B.리그 라이징 스타와 아시아 올스타의 격돌에선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B.리그 소속 이대성(34·시호스 미카와), 장민국(35·나가사키 벨카), 양재민(25·센다이 에이티나이너스)이 아시아 올스타로 선발돼 오키나와를 찾았다. 바쁘게 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들 3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 선임과 후임으로 한솥밥을 먹은 이대성과 장민국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반가움 마음을 대신했다. 한 살 어려도 이대성이 조기에 입대했던 만큼 장민국은 꼼짝하지 못했다. 장민국은 “일본에선 혼자 생활해 한국말을 할 일이 많지 않다. 이렇게 만나 한국말을 하니 그 자체로 즐겁다”며 웃었다.

이들보다 일찍 일본에 진출해 3년째인 양재민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B.리그 라이징 스타팀에도 인사를 주고받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는 “형들보다 일본에서 지낸 시간이 길다.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등 여유가 한결 생겼다. 의사소통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총각인 둘과 달리 유부남인 이대성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일본생활 적응을 마쳤다.

3명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팀 내에서 외국인선수다. 특히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는 공격 옵션이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활동반경에 제약이 있다. 팀의 조직력을 깰 수 없어 공격 욕심은 버려야 한다. B.리그 규정상 아시아쿼터 선수는 귀화선수와 출전 쿼터를 경쟁한다. B.리그는 아시아쿼터 선수 또는 귀화선수 중 1명만 코트에 설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재민이 지난 시즌 후 강호 우쓰노미야 브렉스를 떠난 것도 귀화선수와 경쟁에서 밀려 출전시간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양재민은 “한국에서 전화가 오면 ‘왜 코너에만 서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게 팀이 나에게 요구하는 부분이다. 내가 욕심을 내고 들어가면 핵심 자원들이 활용할 공간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부분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민국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주문받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도 B리그에선 메인 볼 핸들러가 아니다. 그 또한 조력자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다.

장민국과 이대성은 “한국에서 뛸 때 외국인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 더 잘해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 정도로 타국 리그에서 버티는 게 쉽진 않다. 그래도 이것저것 배우는 부분이 많아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향후 지도자로 변신하는 데 공부는 많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B리그에서 프로로 데뷔한 양재민은 좀 다르지만, 이대성과 장민국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안정 대신 도전과 모험을 택했다. 그들의 도전이 좀더 의미 있는 이유다. 일본에서 한국농구를 알리고 있는 이들의 역할이 절대로 작지 않다.

오키나와(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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