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신데렐라’ 조규성, 추억의 카타르에서 새 역사 바라본다!

입력 2024-01-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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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규성(26·미트윌란)에게 카타르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K리그의 평범한 스트라이커였던 그가 전 세계의 찬사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면서 평생 품었던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 ‘벤투호’는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렀다. 난타전 끝에 2-3으로 패했지만, 한 명의 영웅이 탄생했다.

전반전에만 2골을 내줘 패색이 짙던 후반 13분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띄운 날카로운 궤적의 왼쪽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한 조규성은 불과 3분 뒤 왼쪽 풀백 김진수(32·전북 현대)가 올린 크로스를 다시 한번 머리로 받아 넣어 짜릿한 동점골을 뽑았다. 자신의 18번째 A매치에서 터진 5·6호 골이었다.
한국은 상대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3번째 골을 내주면서 대회 첫 승을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으로 미루게 됐지만, 잘생기고 젊은 한국 공격수의 인생은 크게 바뀌었다. 주요 유럽 클럽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축구국가대표팀 선배 이재성(32)이 몸담은 마인츠(독일) 등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낼 만큼 임팩트는 강렬했다.

당시 스스로의 컨디션과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어 유럽 진출 시점을 당장의 겨울이 아닌 이듬해 여름으로 미뤘고, 그로 인해 빅리그·빅클럽 대신 덴마크 클럽으로 향하게 됐으나, 성공적으로 연착륙해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

그리고 지금 조규성은 다시 카타르에 있다. 이번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대표팀의 일원으로 2023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64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린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해온 한국축구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의 카타르월드컵 16강 여정을 이끈 뒤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후임으로 지난해 초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우리의 우선 과제는 아시안컵 제패”라는 말을 반복했고, 조규성도 “아시안컵 우승을 열망한다. 큰 책임감으로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의지다.

물론 조규성의 부담은 적지 않다.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황의조(32·노팅엄)가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되면서 ‘클린스만호’ 원톱의 중책을 떠맡게 됐다. 다만 첫 경기는 아쉬웠다. 15일 알라얀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3-1 승)에서 조규성은 두드러진 활약 없이 후반 27분 교체됐다.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30분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E조 2차전을 치른다.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다. ‘클린스만호’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고도 아직은 2골에 그치고 있지만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조규성이기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월드컵 신데렐라’가 포문을 열어줘야 한국축구도 오랜 꿈에 가까워질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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