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상대 돼보자” ‘신사야구’와 이별 선언한 SSG 이숭용 감독

입력 2024-03-12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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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숭용 감독. 스포츠동아DB

“달라진 것 없던가요?”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53)은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전날 KT전에서 SSG 야구의 달라진 부분을 혹시 찾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 감독이 원하는 답은 바로 ‘주루플레이’였다. SSG는 11일 KT에 3-0으로 이겼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띈 점은 단연 ‘뛰는 야구’였다. 최지훈, 오태곤, 김정민, 최경모 등이 도루로 추가진루에 성공하며 KT 투수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 감독은 “아직 시즌 전이지만, 우리는 올해 이전 시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이 뛰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 선수들과 주루코치들이 계속 얘기를 나누며 그 부분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우리 팀은 과거 장타자들의 전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승부를 내는 팀이었다. 야구장도 크지 않다 보니, 이전 프런트와 감독님들이 그에 맞춰 전력 구성을 잘 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조금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집요하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야구를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대가 우리를 최대한 껄끄러운 상대로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른 주자들은 물론 장타자들도 기회가 생기면 뛰는 야구를 할 수 있다. 과거 히어로즈도 박병호, 강정호 등이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주로 장타력에 의존해 점수를 뽑는 ‘SSG식 신사야구’와 결별이다.

한편 이 감독은 상대적으로 타 구단들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는 “비시즌 중 전력이 유출된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냉정하게 우리를 5강으로 꼽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겐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3위를 했던 팀이다. 그런데 내가 부임해서 6~7위를 하면 되겠나. 3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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