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까지 정복한 김길리, 명실상부 1500m 최강자

입력 2024-03-17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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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가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ISU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21초192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빙상경기연맹

새로운 ‘쇼트트랙 여제’ 김길리(20·성남시청)가 월드컵 시리즈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1500m까지 제패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21초19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하며 기쁨을 더했다.

1500m는 한국쇼트트랙의 주종목이다. 뒤쪽에서 레이스를 관망하다가 중반 이후 속도를 내며 치고 나오는 한국의 전략은 알고도 막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폭발적인 아웃코스 추월 능력과 체력이 강점인 김길리는 1000m, 1500m 등 중장거리에 강점을 지닌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성장세도 무척 가파르다. 지난 시즌 월드컵 랭킹 4위를 기록하며 시니어 무대에 연착륙했고, 올 시즌에는 쇼트트랙 월드컵 1~6차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만 7개(1500m 4개·1000m 3개)를 수확하며 여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안방(서울 목동)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던 아픔까지 씻어냈다.

김길리는 월드컵 시리즈 종합우승 후에도 “아직 외국선수들보다 스피드가 많이 올라오지 않아서 그 부분을 더 보완하고 싶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꼭 한 번 1등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도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4바퀴를 남기고 한나 데스머트(벨기에)와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에 이어 3위로 처져있었지만, 1바퀴를 남기고 강점을 발휘했다. 데스머트와 산토스-그리즈월드가 순위 다툼을 벌이는 사이 인코스로 파고들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는 금메달을 확정한 뒤 어느 때보다 격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길리는 “너무 기쁘다. 월드컵 우승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올 시즌 1500m에선 끝까지 1위로 마무리한 것 같아서 좋다”며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에서 기회를 엿보며 인코스 추월을 노렸다. 데스머트와 산토스-그리즈월드가 내 추월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부모와 동생도 이날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가족 앞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의미가 더 컸다. 김길리는 “경기 후 부모님께서 ‘축하하고, 자랑스럽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멀리까지 와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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