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와 베테랑 강세 사이…기로에 놓인 한국마라톤

입력 2024-03-17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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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록(왼쪽), 임예진. 사진 | 동아일보

한국마라톤은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서 희망과 과제를 모두 확인했다. 남자부에선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여자부에선 여전히 베테랑 강세가 보였다.

김홍록(22·건국대)과 임예진(29·충주시청)은 17일 열린 대회에서 각각 국내 남자부와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김홍록은 2시간14분20초로 심종섭(33·한국전력공사·2시간15분47초)을 제쳤고, 임예진은 2시간28분59초로 최경선(32·제천시청·2시간36분24초)을 따돌렸다.

김홍록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2021년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오주한(36·합천군청)은 자기관리 실패로 무너졌고, 심종섭도 성장세가 더뎠다. 박민호(25·코오롱)는 지난해 대회 국내 남자부 우승(2시간10분13초)을 발판삼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11위(2시간18분12초)에 그쳤다. 이 때문에 남자마라톤의 부족한 선수층이 계속 부각됐다. 김홍록의 등장에 의미를 부여할 있는 이유다.

반면 여전히 베테랑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여자마라톤은 고민이 크다. 최경선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2시간37분49초)을 목에 건 뒤로는 그를 넘어설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임예진도 베테랑 대열로 들어선 선수라 여자마라톤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

남녀부 모두 공통과제도 적지 않다. 세계무대와 격차가 더 커지고 있어 적극적인 유망주 발굴과 육성이 절실하다. 2024파리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은 남자부 2시간08분10초, 여자부 2시간26분50초인데, 이를 충족시킨 한국선수는 아직 없다. 다음달 30일까지 세계육상연맹이 공인한 대회에서 기준기록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랭킹 포인트를 쌓아 출전해야 하나, 기준기록에 미달한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한국마라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육상계 전체가 더 분발해야 할 시기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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