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000개의 심장, 서울의 봄을 달렸다

입력 2024-03-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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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 참가자들이 17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풀코스 1만8000명, 10km코스 2만 명 등 역대 가장 많은 3만8000명의 러너들이 서울 도심을 달렸다.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마라톤 참가자 역대 최대 규모
70개국 3만8000여명 도심 레이스
에티오피아 머코넌, 男국제부 우승
22세 김홍록, 국내 남자부 정상에
저말 이머르 머코넌(28·에티오피아)이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6분8초로 결승선에 가장 먼저 골인하며 국제대회 풀코스 첫 우승을 맛봤다.

머코넌은 17일 국내 유일 세계육상연맹(WA) 인증 최고인 ‘플래티넘 라벨’로 치러진 대회 풀코스(42.195km)에서 대회 기록(2시간4분43초)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역대 우승 기록 6위의 기록으로 월계관의 주인이 됐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 앞으로 골인한 이날 풀코스 레이스에는 해외 엘리트 53명, 국내 엘리트 88명 등 전문선수 141명과 마스터스 1만8000명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한 10km코스에는 2만 명이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3만8000명이 서울 도심을 달렸다.

국제부에선 남녀 모두 에티오피아의 선수들이 우승했다. 남자부 머코넌과 여자부 프끄르터 워러타 아드마수 (24·에티오피아) 모두 예상을 깨고 개인최고기록을 수립하며 정상에 올랐다.

국제 부문 남자부는 1,2,3위가 불과 1초 간격을 두고 차례로 결승에 골인할 만큼 접전이었다. 머코넌은 2위 론자스 로키탐 킬리모(케냐)를 1초, 3위 에드윈 키프로프 킵투(케냐)를 2초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해 상금 8만 달러(약 1억7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에티오피아의 저말 이머르 머코넌이 17일 열린 2024 서울마라톤 풀코스 국제 남자부에서 2시간6분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로드레이스와 1만m 종목에 특화된 선수인 머코넌은 마라톤 세계랭킹 164위, 개인최고기록2시간11분31초에 머물러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반전을 이뤘다. 첫 5km 구간에서 10위(14분48초), 30km 구간까지도 8위(1시간29분36초)에 머물렀다. 그러나 35km 구간에서 3위(1시간44분26초)로 치고 나갔고, 점차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우승했다.

경기 후 머코넌은 “에티오피아에 2시간1∼2분대를 뛰는 선수들이 많다”고 소개한 뒤 “2024파리올림픽 출전 기준기록(2시간08분10초)을 통과한 상황이라 여건이 허락하면 반드시 파리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크로스컨트리 등 다른 종목을 병행하고 있지만, 목표는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라고 했다.

국제부 여자 우승자인 아드마수는 2시간21분32초로 정상을 차지했다. 2022년 4월 독일 함부르크 마라톤(2시간26분15초)을 통해 풀코스 무대에 데뷔한 아드마수는 2년 만에 개인기록을 약 5분이나 앞당기며 우승했다. 아드마수는 “매번 코스의 환경과 나의 컨디션을 염두에 둔다”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훈련을 거듭해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내 남자부에선 김홍록(22·건국대)이 2시간14분20초를 기록해 2013년 성지훈(당시 한국체대) 이후 대학생으로는 11년 만에 우승했다. 김홍록은 지난해 국내 3위(2시간15분27초)에 이어 이번에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 남자마라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임예진(29·충주시청)이 2시간28분59초로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2시간31분52초)을 3분 가까이 줄이며 정상에 섰다.


한편 이날 마라톤 출발 장소인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사 회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육현표 대한육상연맹회장,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알베르토 만치니 망가넬리 아디다스글로벌러닝 총괄대표, 박철호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러너들을 격려했다.

잠실|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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