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오랜 반감마저 누그러뜨린 오타니의 ‘미친 매력’

입력 2024-03-18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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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본인 운동선수로서, 그의 인간적 매력이 한일 양국 간의 해묵은 적대감을 누그러뜨린 사례라고 AP통신이 18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오타니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위해 지난 15일 LA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방한했다. 대중에 처음 공개한 아내와 동행한 그는 한국을 찾은 메이저리거 중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많은 한국 팬이 스스럼없이 오타니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그를 응원한다. 언론도 대체적으로 그에게 호의적이며, 소셜미디어에도 그를 칭찬하는 게시물이 많다.

AP는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라는 반감 때문에 일본인이 한국에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스포츠 문화 전문가인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분위기상 일본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오타니는 아마도 우리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첫 번째 일본 선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그를 명예 한국 시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가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야구실력 뿐만 아니라 매너가 좋아서라고 AP는 지적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평가전을 관람한 박성진 씨(40)는 “오타니가 한국 팬들에게 잘해줘서 모두가 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같은 현장에 있던 다른 오타니 팬 황선영 씨는 “일본과 해결해야 할 역사적 문제가 있지만 오타니를 좋아할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AP는 오타니가 한국 팬들을 사로잡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스타그램에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한국에서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포즈를 취한 사진을 게재한 점, 한국에 도착한 후 기자들에게 항상 한국 대표팀을 존경하며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말한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일방적인 대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이에 대응한 한국의 노재팬 운동 등으로 경직됐던 양국 관계는 최근 꽤 완화됐다.

양국 관계는 빈번한 부침을 겪어왔다. 한일 사이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면 오타니에 대한 호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을 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종종 경색되는 정치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일본에 대해 기성세대만큼 강한 반감을 품고 있지 않으며, 일본 선수들을 그저 외국 선수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AP는 짚었다.

이 교수는 “그들(한국 젊은세대)은 일본 선수들을 더 편안하게 바라본다. 일본에는 오타니가 있고 우리에게는 손흥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는 한국에서 3경기를 더 치를 예정이다.

18일 한국 야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 이어 20일과 21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MLB 개막 2연전을 펼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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