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흥행 영향…정치 다큐 넘치는 봄 극장가

입력 2024-03-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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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다큐스토리

‘건국전쟁’ 흥행 이어 ‘다시 김대중’ ‘바람의 세월’ ‘돌 들이 말할 때까지’ 등 잇따라 개봉

전 대통령 업적 조명에 세월호·제주 4·3사건 등 다양한 주제
“다양성 측면에서는 환영” vs “정치적으로 극장 이용” 두 시선
봄 극장가에 ‘정치 다큐멘터리’가 쏟아진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은 ‘건국전쟁’이 이례적인 흥행을 거두자 정치인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줄이어 개봉한다. 올해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세월호 참사 10주기, 여기에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까지 맞물리면서 유례없는 ‘정치 다큐멘터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흥국도 제작자로 가세

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개봉한 ‘건국전쟁’이 이달 18일까지 박스오피스 10위권을 지키며 누적관객 116만2253명을 모았다. 정치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노무현입니다’(185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모은 것으로 역대 다큐멘터리 흥행 순위 4위에 올랐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전직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봇물 터진 듯 쏟아지고 있다. ‘외인구단’, ‘별들의 고향’ 등을 만든 이장호 감독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조명한 ‘하보우만의 약속’도 5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수 김흥국이 자신이 세운 제작사 흥 픽쳐스를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하얀 목련이 필 때면’을 제작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윤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미 상당 부분 완성했으며 올여름 극장에 걸 예정이다. 김흥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화 제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흥행을 기원하는 ‘머리 삭발’ 영상까지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 제주 4·3사건 다큐까지

28일 개봉하는 ‘다시 김대중-함께 합시다’도 눈길을 끈다. 1월 개봉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다룬 또 다른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도 12만 명을 넘게 모으며 반짝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27일 개봉하는 ‘세월: 라이프 고즈 온’(3월 27일 개봉)과 ‘바람의 세월’(4월 3일 개봉) 등 관련 다큐멘터리와 제주 4·3 사건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돌 들이 말할 때까지’(4월 17일 개봉)도 잇달아 개봉해 관객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관계자들은 정치 다큐멘터리가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영화를 이념 갈등에 이용되고 있는 일부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영화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일부 작품이 너무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입장에서 제작되는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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