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이 ‘파묘’들었다”…오컬트 장르 최초 눈부신 성과

입력 2024-03-2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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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가 24일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넘기면서 오컬트 영화 최로로 ‘1000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사진은 ‘파묘’ 주역들과 장재현 감독(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1000만 관객 돌파를 자축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쇼박스

오컬트 영화 ‘파묘’ 돌풍의 남다른 의미

2월 개봉작으론 ‘20년만에 달성’
호불호 강한 오컬트 이례적 성과
김고은·이도현 ‘MZ무당’ 열광
“좌파 영화” 일부 공격 홍보 효과
“1000만 명이 ‘파묘’들었다!”

오컬트 영화 ‘파묘’(제작 쇼박스)가 마침내 해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하려는 이들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을 그린 영화는 상영 32일째인 24일 오전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넘을 넘었다. 팬데믹 이후 ‘범죄도시’ 시리즈가 아닌 단일 작품으로 ‘서울의 봄’ 이후 두 번째 1000만 돌파로,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2월 개봉작이 1000만 관객을 넘은 건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20년 만이다.


●오컬트 최초 1000만 등극

‘파묘’의 1000만 돌파는 비주류로 꼽히는 오컬트 장르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32편(한국영화 23편·외화 9편[표 참조])의 역대 1000만 영화 중 오컬트 장르는 ‘파묘’가 유일하다. 영화의 이례적인 인기로 ‘곡성’ 등 같은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OTT 순위를 ‘역주행’했고 유튜브에는 오컬트 및 무속신앙 관련 콘텐츠까지 쏟아졌다.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에 이은 세 번째 오컬트로 ‘1000만 감독’ 반열에 올라선 장재현 감독은 “이 같은 흥행은 상상해 본 적이 없다. 1000만 돌파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궁합과 마케팅 팀의 헌신적 홍보, 여러 외적인 요인이 잘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무엇보다 관객들께 바짝 엎드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 세대 사로잡은 저력

이 같은 흥행은 일제 강점기와 관련된 역사적 아픔을 녹여낸 스토리로 오컬트가 낯선 중장년층 관객까지 사로잡으며 관객층을 더욱 넓혔다. 젊은 관객들은 김고은·이도현이 연기한 ‘MZ 무당’ 등 전형성을 탈피한 신선한 캐릭터들에 환호하며 팬덤을 결성했고, ‘파묘들었다’(파묘에 스며들다), ‘묘벤져스’(파묘+어벤져스) 등의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또한 영화를 둘러싼 일부 세력의 공격도 오히려 득이 됐다. ‘파묘’를 “민족감정을 부추기는 좌파 영화”라고 공격한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과 극중 축경을 얼굴에 쓴 설정을 비난한 일부 중국 누리꾼들에 반감을 드러낸 관객들이 오히려 ‘파묘’ 상영관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할꾸’ 최민식, 10년 부진 끝

주연 배우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영화가 됐다. 극중 베테랑 풍수사 최민식은 연이은 흥행 부진을 딛고 2014년 ‘명량’(1761만 명)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특히 그는 무대인사 행사 때마다 관객들이 원하는 인형 머리띠나 모자 등을 착용하는 열정적인 팬서비스를 선보이며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유행어까지 이끌었다.

장의사를 연기한 유해진은 ‘왕의 남자’(1050만 명), ‘베테랑’(1341만 명), ‘택시운전사’(1218만 명) 이어 네 번째 1000만 영화를 품에 안았으며 ‘MZ 무당’ 김고은과 이도현은 처음 1000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고은은 데뷔 12년만, 군 복무 중인 이도현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이룬 성과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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