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신기록 쓴 바야르사이한…서브 모험 꺼린 OK금융그룹도 자신감 상승

입력 2024-03-2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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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바야르사이한. 스포츠동아DB

“연습의 결과다.”

OK금융그룹은 서브에 모험을 거는 팀이 아니었다. 그래서 올 시즌 정규리그 동안 서브득점이 적었다. 남자부 7개 구단 중 6위(세트당 0.784개)였다.

이유는 ‘사이드아웃(상대 서브 상황에서 리시빙 팀이 서브권을 가져오는 것)’에 있었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우리는 사이드아웃에 강하지 않아서 서브에 리스크를 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은 강력한 서브보다 안전한 서브를 선호했다. 올 시즌 상대 서브를 받아내는 능력(리시브효율 36.15%·7위)이 좋지 못해 서브권을 계속 쥐고 있는 게 나았다. OK금융그룹은 서브권을 허무하게 넘기지 않으려고 우선 서브 범실 줄이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서브 코스와 타이밍을 연구해 상대 진영을 흔든 뒤 효율적 블로킹으로 막아내는 형태를 추구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PS)에도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은 상대에게 수를 쉽게 읽히는 일이다. 그래서 오기노 감독은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를 앞두고 바야르사이한을 비롯해 스파이크서브를 넣을 수 있는 선수들과 맹훈련에 나섰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바야르사이한은 25일 PO 2차전에서 종전 8연속을 뛰어넘는 PS 한 경기 최다 10연속 서브 기록을 세웠다. 1세트 14-13에서 팀이 10점을 연속으로 뽑았다. 바야르사이한은 10개 중 1개는 직접 득점으로 연결했고, 상대 진영을 흔들며 동료들이 블로킹과 전·후위공격으로 득점할 수 있게 도왔다.

바야르사이한은 “PS를 준비하면서 지난 경기들을 복기했다”며 “(PO 2차전에서) 첫 서브를 넣는 순간부터 감이 좋았다. 다시 넘어오는 공은 동료들이 잘 블로킹해줬고, 그 덕에 감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지시하는 것 모두 내가 자신 있게 때릴 수 있는 코스, 타이밍과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오기노 감독은 “준비기간은 짧았지만, 코스와 타이밍 연습에 많은 시간을 쓴 결과”라고 뿌듯해했다.

이 기세를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까지 이어가고자 한다. 바야르사이한은 “V리그 첫 시즌에 좋은 팀을 만나서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랐다”며 “나 자신과 동료들을 믿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오기노 감독은 “(PO에서) 선수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듯, 챔피언 결정전 역시 나와 우리 선수들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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