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은 11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과거에도 ‘외계인은 있다 vs 없다’, ‘초능력자는 있다 vs 없다’, ‘닭이 먼저인가 vs 알이 먼저인가’ 등의 주제 토론을 방송했다. 이에 9일 방송에서도 김종민 본인이 진행한 웹 예능 ‘뇌피셜’에서 다뤘던 ‘동물의 왕은 사자 vs 호랑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고 운을 뗐다.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은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촬영 현장에서 토론의 여러 가지 근거를 찾아보았다. 이 과정에서 이말년 작가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을 참조했다.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리는 이말년 작가와 연락해 과정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향후 ‘출처 표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앞서 9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종민과 지상렬의 열띤 토론이 그려졌다. 당시 방송에서 두 사람은 호랑이와 사자를 두고 ‘동물의 왕’을 가렸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두 사람 대화 패턴과 토론 형식이 이말년 작가 콘텐츠 ‘침펄토론’과 유사했다. ‘호랑이냐, 사자냐’는 흔한 주제이지만, 토론을 전개하는 방식이 흡사해 표절 의혹이 일었다.
그리고 결국 제작진은 ‘침펄토론’을 참조한 사실을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콘텐츠를 차용한 것에 대한 출처 표기 등은 하지 않았다. 이말년 작가 등에게 사전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 의혹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이말년 작가에게 사과했고, 시청자들에게도 문제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했으니 끝날 문제일까. ‘미운 우리 새끼’는 SBS를 상징하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이다. ‘런닝맨’을 제외하면 ‘연예대상’ 최다 배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명확한 대상 후보를 내지 못한 SBS가 궁여지책으로 ‘미운 우리 새끼’ 팀에 대상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타 프로그램 포맷을 무단으로 사용하다니.
덕분에 SBS 예능프로그램 권위는 바닥을 향한다. ‘골 때리는 그녀들’ 편집 조작에 이어 이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SBS 예능프로그램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여줄 게 없으니 말장난으로 돌려막는 편성 채우기에서 벗어나 허를 찌르는 진짜 웃음 보여줘야 한다고 시청자들은 목소리를 낸다.
과연 SBS 예능프로그램은 쇄신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개편이라고 쓰고 돌려막기라 읽는 행보를 또다시 보여주지 않을까. 시청자들은 SBS와 각 프로그램 제작진이 보여줄 행보를 지켜볼 예정이다.
● 다음은 SBS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 공식입장 전문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과거에도 ‘외계인은 있다 vs 없다’ ‘초능력자는 있다 vs 없다’ ‘닭이 먼저인가 vs 알이 먼저인가’ 등의 주제 토론을 방송했습니다.
이에 지난 9일 방송에서도 김종민 본인이 진행한 웹 예능 ‘뇌피셜’(2018.8)에서 다뤘던 ‘동물의 왕은 사자 vs 호랑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촬영 현장에서 토론의 여러 가지 근거를 찾아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말년 웹툰작가의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2018.11)을 참조하였고,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에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은 이말년 웹툰 작가와 연락하여 과정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하였습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향후 ‘출처 표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