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함소원이요? ‘진격의 할매’ 어그로 진격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2-05-17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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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라고 쓰고 ‘어그로’라고 읽히길 바라나. 채널S ‘진격의 할매’가 ‘조작 방송’(거짓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킨 함소원 방송 복귀에 일조한다.

‘진격의 할매’ 제작진은 17일 “함소원이 최근 ‘중국 마마’(중국인 시어머니)와 고민 상담을 요청해 ‘할매 3MC’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녹화를 마쳤다”며 “함소원은 방송 출연이 뜸했던 지난 1년간의 근황은 물론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던 속 이야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진격의 할매’는 ‘국민 할매’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가 고민이 많은 사연자 이야기를 들어주고 힐링(치유)을 전하는 토크쇼다. 거침없는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 입담과 진심 어린 조언을 통해 사연자(출연자)뿐만 아니라 시청자까지 모두 위로받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함소원이 등장한다. 진솔한 이야기와 근황을 전한다고. 하지만 과연 함소원은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듣고 힐링받을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가 방송가에서 사라진 이유는 명백히 시청자 기만이기 때문.

앞서 함소원은 TV CHOSUN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약칭 ‘아내의 맛’)을 사실상 폐지시킨 장본인이다. 지난해 4월 불거진 조작 방송이 그 이유다.

당시 ‘아내의 맛’ 제작진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함소원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전한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공식입장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한다. 먼저 ‘아내의 맛’은 다양한 스타 부부를 통해 각양각색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조명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에게 공감과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제작해 왔다. 우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전한다. 그런데도 함소원과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시청자 여러분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프로그램 시즌을 종료하기로 했다. 그동안 ‘아내의 맛’을 사랑해 준 시청자 여러분에게 심려 끼쳐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작진은 더욱 신뢰 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함소원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에 “(조작이) 맞다. 모두 다 사실이다. 나도 전부 다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 잘못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여러분 내가 잘못했다. 변명하지 않겠다. 잘못했다. 친정과도 같은 ‘아내의 맛’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그런데도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다. 그동안 ‘아내의 맛’을 통해 우리 부부를 지켜봐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아내의 맛’은 폐지인 듯 폐지 아닌 시즌 종료로 사라졌고, 함소원 역시 방송가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됐다. 이후 함소원은 SNS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활발하게 방송하던 당시 자신이 판매하던 제품 홍보에 주력하며 소통인 듯 판매 독려 행보를 이어왔다. 그리고 이런 함소원이 다시 방송 복귀를 꿈꾼다. ‘진격의 할매’ 제작진이 함소원 섭외를 진행하면서다.

하지만 함소원 복귀를 바라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반성은 커녕 왕성하게 SNS 등을 통해 방송 활동 없이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 함소원이 이제와서 1년 간의 근황을 전하며 힐링하겠다니 어불성설이다. 함소원 섭외를 진행한 제작진도 문제다. 화제성에 매몰되어 정도를 벗어나는 섭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진격의 할매’ 제작진은 앞서 출연자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그런데도 화제성에 집중한 섭외로 프로그램 홍보에 정신이 팔린 듯하다.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라는 대스타의 대중적 친밀도를 이용해 화제성 팔이에 집중하는 제작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볼법한 ‘어그로꾼’과 다를 바 없다.

‘진격의 할매’ 제작진은 언제까지 ‘어그로 행위’로 프로그램 생명 연장을 꿈꾸는 걸까. 정 섭외할 출연자가 없다면 시즌제든, 폐지든 선택해야 할 때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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