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훈 “도파민에 절여진 현대사회…‘소소연’=맑고 깨끗해” [PD를 만나다②]

입력 2023-11-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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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프로그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출연자 다음으로 패널이 아닐까.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패널들도 풋풋한 10대들의 사랑 앞에서 무장 해제되며 그 누구보다 감정 이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이하 ‘소소연’) 제작진과 패널 재재, 문상훈이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소소연’의 패널로서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재재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친구들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조건적인 사랑이 이런 거라는 걸 느낀다. 잊고 살았던 순수한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그 부분에서 사랑을 배우고 있다. 도파민에 절여진 현대사화에서 오히려 한 번 더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극적인 소재들에 전두엽이 힘들 텐데, ‘소소연’이 한 템포, 맑고 깨끗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상훈은 “사랑을 뭐라고 정의내리긴 어렵겠지만, 나이가 많다거나 적다고 혹은 사랑을 적게 혹은 많이 해왔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게 사랑이 아닐까 싶다. 도파민은 나라도 못 막고 있고, 뇌 과학자도 규명을 못하고 있다. 도파민 중독인 사회에서 도파민이 담배라고 했을 때 ‘소소연’은 금연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은 도파민에 절여진 느낌이 들면서도”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꼽은 ‘소소연’의 인상 깊은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재재는 “친구들이 본인의 마음에 인정도, 접는 것도 빠르다. 이 친구들은 미련 없이 감정을 쏟아내니까, 그걸 접는 것도 너무 깔끔하고 쿨하다. 근래 제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너무나 성숙한 사랑을 한 것 같아서,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온 것 중에는 ‘오늘부터 리셋이야’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 친구들은 전력질주를 하고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난다.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상훈은 “이 친구들이 메타인지가 잘돼서, 내가 좋아하는 상태이면서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게 인상 깊었다. 표정을 못 숨기고, 근데 그 전제조건이 과해석하거나 못 알아챈다. 어른들은 얼추 알겠는데, 상대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고, 서로 그걸 못해서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기억나는 장면이 많은데 아연이와 려원이가 드라마에서는 연적이 되는데 서로 바로 손을 잡고 둘이 결국 대화로 푼다. 두 사람이 친했다가 조금 미지근해질 뻔하다가 다시 관계를 푸는 것도 인상 깊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재는 “나중에 유리의 서사도 나오는데, 눈물 쏟는다. 꼭 기대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소소연’ 패널들의 녹화 현장은 실제로 어떤 분위기일까. 재재는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좋다. 끝나는 시간도 너무 빠르다. 그만큼 현장에서 몰입을 해서 보고 있다”라고 말했고, 문상훈은 “마지막 촬영 때인가, 우연히 10CM의 ‘스토커’가 나오는데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소소연’에 나오는 친구들을 보면서 ‘랜선이모’ ‘랜선삼촌’처럼 저렇게 예쁘고 착하고 귀여운 애들이 쳐다보기도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들이 보면 어떨까 그런 감정에 더 과몰입을 한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상훈은 또 “최근에 계속 인기 많았던 연애프로그램을 봤는데, 드디어 나도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좋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토론대회를 나갔었는데, 거기서 좋아하는 친구가 생겨 속앓이를 했다. 그때를 떠올리게 됐다. 근데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제 기준으로는 2007년 여름이 아련한데, 2023년 여름이 추가됐다”라며 “‘소소연’은 어른들의 자극이 경쟁상대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들이랑 만나게 되면 이 정도 깊은 속내를 말할 경우가 없는데, 부모님도 그렇게까지 깊게 이야기하진 않는다. 요즘 10대 말을 이렇게 다룰 수 있는 걸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들도 이걸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한편 ‘소소연’은 처음이라 서툴고, 서툴러서 더 설레고 선명한 순간들을 마주한 소년과 소녀가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를 감정을 나누며 보내는 첫사랑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박희연 PD, 티빙 ‘환승연애’의 이희선 PD,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이언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매주 목요일 공개.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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