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미주 한인의 은인이었던 독립운동가 이대위 선생…숨겨진 재외동포 영웅 알리는 반크

입력 2024-03-06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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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대민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1902년 12월 인천 제물포항에서 상선 갈릭호에 탑승한 한인 102명은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120여 년이 지난 2024년 현재 전 세계 193개국에는 약 700만 명의 재외동포들이 살고 있다.

반크는 전 세계에 흩어진 재외동포들의 힘을 결집하고, 이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적으로 펼치기 위해 700만 재외동포들에게 꿈과 영감을 제공할 수 있는 재외동포 이주 역사 속 숨겨진 영웅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반크가 소개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숨겨진 재외동포 영웅은 이대위 독립운동가이다.

이대위 선생(1878¤1928)은 100여 년 전 외국에서 한인 동포들의 권익 보호와 독립운동 및 한국문화·역사 홍보에 헌신의 노력을 다하며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인물이다.

1995년 한국 정부는 이대위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지만, 이대위 선생의 삶은 일반인들에게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반크는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제작하고, 국가 정책 청원 플랫폼인 ‘울림’에 청원을 게시하여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포스터는 이대위 선생을 주미국 대한민국 명예 대사로 위촉할 것을 추천하는 추천서 형식과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고위 공직자의 이력서 형식으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포스터와 함께 울림 청원에서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소개한다.

반크는 포스터와 청원 글을 통해 이대위 선생이 주미국 대한민국 대사는 아니지만 당시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사 역할을 한 사람임을 알리면서, 한국 정부가 이대위 선생을 주미국 대한민국 명예 대사로 위촉할 것을 건의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는 배우 이정재를 한국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12월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스타 배우 이재욱을 세계에 한국 관광에 대해 알리는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가상 인간 ‘루이’와 ‘여리지’를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한국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정재’, ‘이재욱’, ‘루이’, ‘여리지’ 등의 한국 홍보대사처럼,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이대위’ 선생 역시 ‘한국 홍보대사’로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대위 선생은 1903년 미국으로 이동한 후, 1909년 2월 해외에서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 단체이자 정부 역할을 했던 대한인국민회 창립을 주도했다. 1913년부터 1918년까지 미주지역 총회장으로 세 차례 활동했다.

특히 조국을 빼앗긴 상황에서 미국에서 한인 동포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주미 한국 대사 임무를 수행했다.

대표적으로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민국의 한국 통역관을 자처하며, 여권이 없어 미국 입국이 거부된 한인들의 신원 보증인이자 이민 수속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1912년부터 1920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입국하는 애국지사 200여 명, 유학생 500여 명, 한인 여성 70여 명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에 입국하는 한인 대부분의 이민국 서류 도착지가 이대위 선생의 주소일 정도로 한인들에게 그의 도움은 컸다.

반크는 많은 사람들이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알 수 있도록, 당시 한국인 대변자이자 한국 홍보대사였던 이대위 선생을 대한민국 외교부 주미 대한민국 명예 대사로 위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크는 추천서와 이력서 형식의 포스터를 통해 미주 한인 동포들의 권익 보호와 독립운동 및 한국문화·역사 홍보에 헌신한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세계적으로 알리고자 한다.

포스터 속 미주 한인 동포들의 권익 보호 분야 목록에서 이대위 선생의 구체적인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909년 2월 대한인국민회 창립을 주도하고 미주지역 총회장으로 활동했다. 조국을 빼앗긴 상황에서 미국에서 한인 동포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주미 한국 대사 역할을 수행했다.

미주 한인 동포를 보호하고자 노력한 이대위 선생의 노력은 1913년 6월 25일 발생한 헤미트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미국 헤미트 지역에서 한인 노동자가 백인 노동자에게 일본인 노동자로 취급되며 집단으로 배척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건과 관련해 일본 외교관은 한국인이 일본의 지배를 받으니, 미국의 한인들 관련 사건 역시 일본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대위 선생은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지금 미국의 한인은 일본에 강제 합병되기 전 미국에 도착한 사람들로 일본인과는 무관하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설득을 시도했다. 결국 미국 국무장관이 이러한 주장을 인정하여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통치권을 행사하려는 일본 영사관으로부터 한인들을 보호했다. 이후 그가 이끄는 ‘대한인국민회’는 미국에서 한국 임시정부이자 영사관 역할을 하는 단체로 인정받아 공식 정부 기관으로 위임받게 되었다.

1913년 7월 미주 한인 유학생 보증 입국 건을 통해서도 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미주 한인 청년 6명이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채 미국에 입국했고, 그들은 이민국 격리소에 수용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일본으로부터 고문을 받아 미국으로 피신한 독립운동가였다.

이대위 선생은 이들을 구하고자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설득했고 결국 그들은 입국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1914년 8월 21일 여권이 없어 입국이 거부된 8명의 한인 청년을 대상으로 입국을 가능하게 했다.



이대위 선생은 독립운동 및 한국문화·역사 홍보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10년 11월 미국에서 ‘대한 소학교’를 설립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글, 한국 역사, 지리를 알리는 교육을 진행했다. 1911년 8월엔 발간이 중지되었던 월간지 ‘대도’를, 1913년 6월 23일엔 ‘신한민보’를 재발행하여 두 기관지(신문)의 주필로 활동했다. 그는 ‘대도’와 ‘신한민보’에 지속적으로 애국정신과 단합을 강조하는 글을 작성하면서 미주 한인들의 애국정신을 고취시켰다.

이대위 선생은 “국어는 한 나라 민족의 정신, 사상, 감정을 대표한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글과 한국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직접 글을 작성하고 이를 가르치면서 한글과 한국어를 동포들에게 전파하고자 노력했다.

1915년 3월 1일 세계 최초로 한글 타자기를 발명하기도 했다. 활자를 하나하나 손으로 찾아 조판하던 방식에서 174개의 활자를 통해 쉽게 인쇄할 수 있는 혁명적인 한글 타자기를 발명한 것으로, 해당 타자기로 ‘신한민보’를 새롭게 발행했다.

미국 언론 ‘데일리 팔로 알토 타임스’는 그가 발명한 한글 타자기에 대해 “한국 알파벳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지고 동양식 타이프 기계가 제작된 것은 이 세기의 위대한 진전”이라고 보도할 만큼 이대위 선생의 한글 타자기 발명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그는 1918년 말 미국에서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독립의연금 모집 등의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919년 ‘신한민보’에 ‘성공은 합력에 있음’이라는 제목의 애국정신과 독립을 강조한 글을 실으며 한국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렸다.

1920년 8월 15일 그는 미국에서 한글 학교를 설립해 계속해서 한글 교육을 위해 노력했다. 1921년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 담당 기관인 구미위원부 조직에 참여해 미주에서의 독립운동에 전력을 다했다.

이후 미주 한인사회에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던 이대위 선생은 1928년 6월 17일에 별세했다. 유언에서도 “우리 동포들은 다 평안한지요? 보고 싶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자기 삶 대부분을 미주 한인 동포를 위해 헌신한 이대위 선생은 마지막까지 동포들을 사랑했다.

반크는 이대위 선생을 주미국 대한민국 명예 대사로 위촉할 것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700만 동포들과 한국인들이 이대위 선생의 업적을 제대로 알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의 재외동포 역시 한민족의 정체성을 품고 지구촌을 변화시켜 나가는 위대한 항해에 동참하길 꿈꾼다.

앞으로도 반크는 숨겨진 재외동포 영웅들을 발굴해 세계에 알려 나갈 계획이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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