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국가유산청, ‘2025 글로벌·디지털 국가유산 최우수 홍보대사 시상식’ 개최

사진제공｜반크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국가유산청은 17일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2025 글로벌·디지털 국가유산 최우수 홍보대사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기태 반크 단장, 국가유산청 국외유산협력과 관계자, 글로벌·디지털 국가유산 홍보대사, 반크 이선희·권소영·구승현 연구원이 참석했다. 반크와 국가유산청은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양성한 ‘글로벌 국가유산 홍보대사’와 ‘국가유산 디지털 홍보대사’ 프로그램 참여자 중 최우수 홍보대사를 선정해 시상했으며, 수상자들에게는 국가유산청장상이 수여됐다.

시상식은 권소영 반크 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최우수 홍보대사의 활동 성과 및 소감 발표, 청장상 시상 순으로 이어졌다.

올해 최우수 홍보대사로는 중국 국적의 국가유산 디지털 홍보대사 8기 왕성신(WANG XINGCHEN)씨, 인도네시아 국적의 글로벌 국가유산 홍보대사 4기 무함마드 마흐부딘 리다 알파샤(M. Mahbubdin Ridha Alfasya)씨가 선정됐다.

왕성신씨는 활동 성과 발표에서 “2단계 ‘관심을 실천으로’ 미션에서 한국의 제사 음식인 전(Jeon)을 주제로 ‘우리 유산 이름 그대로 쓰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전(Jeon)을 ‘Korean pancake’으로 번역하기보다 고유명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문화의 독창성을 지키는 길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전통 음식 또한 억지로 영어로 번역하면 본래의 의미와 매력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유산의 이름은 그 자체로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기에 고유 이름을 지키는 것이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4단계 ‘조직을 변화로’ 미션을 수행하며, 한국의 전통 공연예술 ‘농악’이 영문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지를 조사했고, 옥스퍼드 영문사전에 등재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뒤 직접 등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더불어, 생성형 AI의 오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ChatGPT에 “예천의 회룡포 모습을 보여줘”라고 요청했을 때, 실제 회룡포의 특유한 물줄기 곡선과 자연 경관이 반영되지 않고 단순한 강가 마을 이미지로 생성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이미지 오류는 한국 문화를 배우는 외국인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며 ChatGPT 측에 직접 시정 요청서를 보냈고, “기술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긍정적인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그냥 넘기지 않고 스스로 시정하려는 노력이 곧 문화유산을 올바로 알리는 시작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왕성신 씨는 “그동안 한국 문화를 ‘배우는 입장’이었다면, 이번 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을 외국인 친구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설명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하게 되어 뜻깊었다”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과정에서 ‘문화는 나눌수록 더 빛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제공｜반크

무함마드 마흐부딘 리다 알파샤씨는 활동 성과 발표에서 홍보대사 발대식을 시작으로 한 고궁 체험, 남원 탐방 등 다양한 현장 문화 체험 활동과 자신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는 “홍보대사 미션을 수행하면서 외국인으로서 문화 체험의 중요성을 깊이 실감했다”며 “현장에서 직접 문화를 보고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주변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실제 유학생들이 자주 찾는 한국 여행지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유산청 공식 영문 홈페이지를 소개하며, 해당 사이트가 외국인 관광객의 시각에서 역사와 문화 탐방 명소를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과 자국의 문화유산을 비교·소개하는 활동도 전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전통 음악인 가믈란(Gamelan)을 사례로 들며, 양국의 문화유산이 지닌 공통된 예술성과 조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번 시상식의 수상자들이 모두 외국인 유학생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들이 한국과의 문화 교류를 넘어, 자국이 아님에도 한국 문화를 세계에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 이들의 활동은 한국의 문화유산이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한류스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단장은 “앞으로 우리는 일방적인 문화 전파를 넘어, 중국·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알리는 ‘쌍방향 문화 교류’로 발전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많은 갈등은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자국 문화를 사랑하는 만큼, 타국의 문화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선희 반크 책임연구원은 “글로벌·디지털 국가유산 홍보대사 양성 사업은 단순한 문화홍보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 시민의 언어로 해석하고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최우수 홍보대사들은 AI 시대에 문화유산이 왜곡되거나 단순 소비되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주체적인 활동가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정삼 국가유산청 국외유산협력과 사무관은 “수상자분들이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보여준 열정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자국의 문화유산 또한 소중히 여기고 아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하나의 유산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가 세계 시민의 시각으로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반크는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1년 국가유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디지털 문화유산 홍보대사 양성사업 ▲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반크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청소년·청년을 한국문화홍보대사로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와 2억 명의 한류 팬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한국홍보대사 양성에도 지속해서 나설 계획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