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전에서 본선행이 판가름 날 것이다."
북한전 무승 징크스를 털어낸 허정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4)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후반 43분 터진 김치우(26. 서울)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3승2무 승점 11점을 기록, 북한(3승1무2패 승점 10)을 따돌리고 B조 선두자리에 복귀,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또한 허 감독은 지난해 2월 중국 충칭에서 가진 동아시아선수권대회(1-1)를 비롯해 월드컵 3차예선(0-0. 0-0), 최종예선(1-1) 등 그동안 북한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뒀던 짐을 말끔히 털어냈다.
허 감독은 경기 후 "(북한전이)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굉장히 큰 고비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갔다.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밀집수비를 뚫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경기를 잘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이날 박주영(24. 모나코)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으나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이근호(24)에 대해 "비록 골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좋은 움직임을 펼쳤다"며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앞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사우디와의 맞대결이 남아 있다. 월드컵 본선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며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허정무 감독과의 일문일답
▲북한전 승리소감은?
-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한 굉장히 큰 고비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를 잘 풀어가 승리를 얻었다. 전력이 점차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의 선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경기 초반 북한 수비진에 고전했다. 상대를 잘 공략하지 못했다고 보는데?
-전반전에 (북한 수비진이) 웅크리고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밀집수비를 뚫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불필요한 패스연결이 많았던 점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
▲김정훈 북한 감독이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는데?
-상대팀 감독의 불만에 대해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후반 막판에 공격수 대신 미드필더 김치우를 넣은 이유는?
-김치우를 투입하며 박지성을 전방 공격수로 배치했다. 정성훈 등 장신 공격수가 있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경기에서 (장신 공격수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밀집수비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장신 공격수보다 기술이 좋은 선수가 낫다고 판단했다.
▲북한팀에 하고 싶은 말은?
-경기 전 한 골차의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봤다. 역시 북한의 전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본다.
▲상대 지역방어를 공략하지 못해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는데?
-북한은 밀집수비 후 정대세, 홍영조, 박남철로 카운터를 연결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왔다. 빠른 역습에 말려들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오늘 경기에서도 한두차례 그런 경우가 있었다. 북한의 경기 스타일은 어느 팀이든지 상대하기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이근호 기용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실전경험 등을 우려했다. 지난 이라크와의 평가전 후 오늘까지 2경기 연속 선발로 내보낸 이유는?
-이근호는 상당히 능력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 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움직임 등은 만족스럽다.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이고 스트라이커로서 많은 장점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
▲오늘 승리로 월드컵 본선에 얼마 만큼 다가섰다고 보나?
-앞으로 UAE, 이란, 사우디전이 남아있다. 아마 UAE전에서 (월드컵 본선행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본다.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