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칼링컵은맨유신예들기회의무대

입력 2009-09-24 18: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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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프턴의 칼링컵 3라운드가 열린 올드 트래포드.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리그 컵 경기라 그런지 사흘 전 전쟁 같았던 맨체스터 더비가 펼쳐진 장소였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는 한산했다.

평소 프리미어리그가 열리는 날에는 7만5000여 팬들이 몰려드는 올드 트래포드이지만, 이날은 5만석 정도만 찼을 뿐 3층 관람석은 거의 비어 있었다. 퍼거슨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해 모처럼 주전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박지성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포커스는 퍼거슨의 신예들이었다. 너무 의욕이 앞선 탓일까. 지난 해 7월 입단해 올해 1월 데뷔전을 치른 19세의 파비우 다 실바는 전반 29분 맨유 골문으로 돌진하던 상대 공격수 마이클 카이틀리에 태클을 걸어 퇴장 당했다. 오랜 기다림, 짧은 출전에 그친 채 퇴장당한 다 실바는 실망이 큰 탓인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걸음걸이도 무거웠다. 하지만 팬들은 이 젊은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다 실바의 퇴장은 또 다른 신예인 마케다(18)에게는 불운으로, 리치 드 라에(20)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오언과 함께 투 톱으로 출전한 마케다는 골 기회를 노리면서 경기장을 누볐지만, 다 실바의 퇴장으로 수비 보충이 필요해진 퍼거슨 감독의 결정에 따라 곧바로 리치 드 라에로 교체됐다. 1월 입단해 현재까지 2회 출전에 그친 리치 드 라에로서는 예상 못한 다 실바의 퇴장이 어떻게 보면 대단한 행운이었다. 왼쪽 풀백 웰백(18)은 후반 중반 맨유에 귀중한 결승골을 선사해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후반 웰백과 교체된 스트라이커 조슈아 킹(17)은 상대 골문 앞에서 수비수를 따돌리는 현란한 드리블로 눈길을 끌었고, 깁슨(21)도 인저리 타임 때 인상적인 중거리 슛을 날렸다. 관심도 면에서 프리미어리그에 밀리는 칼링컵. 여기에 주전들까지 대거 빠져 긴장감이 떨어진 경기였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뜨거웠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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