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돔구장, 대도시 한 두 곳이면 충분하다

입력 2009-1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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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프로야구에서 경기 외적으로 가장 크게 부각된 이슈는 돔구장이다. 필자의 돔구장에 대한 평소 지론은 ‘국내에는 대도시에 한 두 곳이면 충분하다’로 집약된다. 그럼에도 이미 터파기 공사가 들어간 곳부터 시작해서 이제 구상단계 수준인 곳까지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정책적 대안과 조언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돔구장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4곳이다. 서울의 고척동 돔구장, 안산, 대구, 광주 등이며 기업수준에서 비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대도시 한 곳까지 포함하면 5곳이다. 일단 서울 고척동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터파기 공사가 시작된 관계로 잘 마무리되기 만을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고척동은 ‘돔’이라기보다는 야외 야구장에 지붕만 씌운 형태이고 서울시가 적자에 대한 보전의지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요소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안산, 광주, 대구이다.

돔 구장 건설시 고려해야할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폐쇄형의 일본식 돔구장이냐, 야구친화적인 미국식 돔구장이냐에 대한 결정이다. 일본식 돔구장은 인조잔디, 시내 중심부 위치, 복합시설을 통한 가동률 상승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운영비가 고비용이며, 상대적으로 건설비도 비싼 편이다. 또한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야구의 참맛을 느끼기 힘들다.

반면에 미국식 돔구장은 ‘돔구장’이라기보다는 ‘필드’나 ‘파크’라는 호칭에서 보듯, 개방형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개방형이란 지붕을 여닫는 개념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경기장의 ‘본체’가 바람이 통하는 구조이다. 미국식 돔구장은 야구 친화적이다. 따라서 천연잔디로 이루어져 있으며, 야구외적인 행사가 어렵다. 물론 운영비도 일본 돔구장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두 번째 고려요소는 입지여건, 도시인구, 시장규모 등이다. 입지여건은 대중교통 연결망과 경기가 끝난 이후 어떻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느냐에 따른 지리적 개념이다.

부산의 사직야구장과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3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입지여건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대규모 관중이 몰리면 경기후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 반면에 바로 옆의 사직야구장은 사방이 열려있어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도시인구와 시장규모도 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요소이다. 야구는 일단 도시인구가 많아야 하고, 시장규모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잠재시장이라도 있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대구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대구는 이미 부지가 나와 있고 돔구장이 안 되면, 야외구장을 신축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야구팬 입장에서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가장 불안한 곳은 광주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 무조건 ‘돔구장’만 외치고 있고, 돔구장이 무산될 경우 야구장 신축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는 대구와 달리 이제 논의가 시작된 수준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굳이 돔구장을 건설하겠다고 한다면, 대구와 광주는 야구친화적인 미국식 ‘돔구장’이 현명하고, 안산은 위험요소가 크긴 하지만 일본식 ‘돔구장’이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지 아쉬운 것은 왜 이리 돔구장에 집착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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