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400m 트랙의 비밀들

입력 2011-09-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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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레인 한바퀴 400m, 8번레인은 453m
안쪽은 원심력 커 1∼4위 3∼6레인 배정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남녀 400m 허들 결승이었다. 이 종목에선 마지막 직선주로(80m)에 진입하기 전까지 순위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레인별로 스타트 라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m, 400m, 400m 계주 등 곡선주로를 포함하면서도, 자신의 레인을 지켜야하는(세퍼레이트 코스) 트랙 경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왜 레인별로 출발지점이 다른가?

400m 육상트랙은 곡선주로(120m) 2개와 직선주로(80m) 2개로 이뤄져 있다. 곡선주로 2개를 합치면 완벽한 원의 형태다. 각 레인의 폭은 1.22m. 8개 레인 중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동심원의 바깥쪽 원주가 더 큰 값을 지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실 트랙 한 바퀴를 돌았을 때 완벽하게 400m거리가 나오는 것은 8개의 레인 중 1번뿐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김만호 경기부장은 “레인 왼쪽 라인에서 20cm 안쪽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후 2번 레인부터는 한 바퀴에 400m 이상을 돌게 된다. 따라서 레인별로 똑같이 400m를 맞추기 위해선 레인별로 스타트 라인의 조정이 필요하다.

거리를 계산한 결과 2번 레인은 1번 레인보다 7.036m 앞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후부터는 스타트 라인이 레인당 7.666m씩 앞으로 나간다. 결국 8번 레인 선수는 1번 레인 선수보다 53m 이상 앞서 스타트블록 위에 서게 된다. 즉 8번 레인 한 바퀴의 거리를 측정하면 약 453m의 거리가 나온다.


○몇 번 레인이 유리한가? 레인 배정의 방법은?

곡선주로를 달리는 것은 원심력과의 싸움이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1·2번 레인은 급격한 커브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더 큰 원심력을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론상으로는 7·8번 레인이 원심력의 영향을 덜 받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대표팀 오세진 코치는 “8번 레인은 앞에 따라갈 목표선수가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좋은 레인은 3·4·5·6번 레인. 그래서 결승진출자 가운데 1∼4위가 3∼6번 레인을 추첨으로 배정받는다. 5∼6위와 7∼8위는 무작위로 각각 7∼8레인과 1∼2레인에 선다. 이처럼 육상은 수영(1위 4레인·2위 5레인·3위 3레인·4위 6레인·5위 2레인·6위 7레인·7위 1레인·8위 8레인)과 달리 등수별로 레인이 명확히 정해지진 않는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장재근 이사는 “레인 배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시 제일 불리한 것은 1레인”이라고 했다. 실제로 400m 시뮬레이션결과 바깥쪽에서 달리는 선수가 안쪽에서 달리는 선수보다 0.16초 이익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구|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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