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엔 김현성·고무열이 있다

입력 2011-09-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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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 꾸는 홍명보의 아이들제공권 뛰어난 김현성, 기동력도 합격K리그 8골 고무열, 강력한 신인왕 후보지동원 등 차출 불가로 취약한 공격진홍명보 감독 뉴페이스 활약에 큰 기대
21일 오만과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를 치르는 홍명보호의 아킬레스건은 최전방 공격진이다. 수비와 미드필드는 A대표팀에도 소속돼 있는 홍정호(제주)와 홍철(성남), 윤빛가람(경남)의 가세로 든든해졌다. 그러나 공격은 다르다. 지동원(선덜랜드)이 잉글랜드로 가면서 차출이 불가능해졌고, 국내에는 눈에 띄는 스트라이커 자원이 아직 없다.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K리그로 눈을 돌렸다. 올 시즌 꾸준히 리그 경기를 뛴 김현성(22·대구)과 고무열(21·포항)이 처음으로 홍 감독 부름을 받았다. 지난 달 천안 소집훈련에 소집돼 1주일 간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들은 오만 전 24명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김현성과 고무열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공격진이 빈약한 홍명보호의 신데렐라를 꿈꾸고 있다.

○김현성 - 시작은 늦었지만

김현성은 K리그 입단 후 4년 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동북고 출신의 김현성은 2008년 FC서울에 입단했다. 이승렬과 입단 동기다. 둘은 지금도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는 단짝이다. 스타트는 김현성이 이승렬에 비해 한참 뒤졌다. 이승렬은 입단 첫 해부터 31경기를 뛰며 주전급으로 자리를 잡았고 작년에는 ‘꿈의 무대’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최종명단에도 뽑혔다. 서울 시절 이승렬이 1군 게임을 뛰고 올 때 절친 김현성은 홀로 숙소를 지켜야 했다. 김현성은 결국 2010년 대구로 임대됐다. 서울 명문 팀에서 지방 시민구단으로 좌천된 격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서울에 있을 때는 2군 무대만 전전했지만 대구에서는 출전 기회가 계속 주어졌다. 2010년 10경기에 이어 올해는 23경기에서 7골 2도움을 올리며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결국 대표팀 승선의 감격을 맛봤다. 김현성은 올림픽 팀 최종명단에 포함된 뒤 9일 서울과 홈경기에서 프로데뷔 처음으로 멀티 골을 작렬했다. 홍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하게 어필했다.

김현성은 배천석(빗셀 고베)과 최전방 공격수 한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배천석은 6월1일 오만과 친선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올림픽 무대에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지금까지는 배천석이 김현성에 비해 한 발 앞섰다.

김현성은 “나도 제공권과 기동력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표팀 소집훈련을 하며 나만의 장점도 더 잘 살릴 수 있는 움직임을 배웠다. 앞으로 팀 공격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고무열 - 마음고생 딛고

고무열은 올 시즌 초반 무던히 마음고생을 했다. 고무열은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2009년 포항에 우선지명을 받았다. 경험을 좀 더 쌓기 위해 숭실대로 유학을 갔다. 처음 약속대로 올 시즌 초반 K리그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문제가 생겼다. 숭실대가 1년을 더 뛰어달라고 요청하며 이적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그는 포항과 숭실대 사이에서 시즌 초반 뛰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리그에 적응해야 할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다. 3월 말이 돼서야 겨우 K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역시 성인 무대의 벽은 높았다. 주변의 높은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초반 6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다. 자신감을 잃었고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소속 팀 황선홍 감독은 믿고 계속 그라운드에 그를 내보냈다. 5월5일 인천과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특히 여름에 힘을 내면서 올 시즌 22경기에서 8골1도움을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고무열 역시 10일 광주와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올림픽 팀 승선 축포를 쐈다. 고무열은 올림픽 팀에서 측면 자원으로 뛸 전망이다.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 홍명보호의 황태자 김민우(사간 도스) 등 쟁쟁한 경쟁자가 즐비하다. 고무열은 “내가 경쟁자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 나름대로의 장점을 잘 살리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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