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청 지휘봉’ 김상훈 신임 감독, “경험+노하우로 큰 결실 맺을 것”

입력 2018-02-0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새 시즌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목포시청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상훈 감독이 스포츠동아와 만나 자신의 당당한 철학과 비전을 설명했다. 사진제공 | 김상훈 감독

K리그1(클래식) 울산 현대 코치와 괌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김상훈(45) 감독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목포시청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1996애틀랜타올림픽과 17차례 A매치에 출격한 김 감독은 K리그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 성남 일화(현 성남FC) 등지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어도 헌신적이고 열정 어린 플레이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이었다.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훌쩍 떠난 괌에서 여자대표팀을 이끌면서 숱한 경험을 쌓았다. 어학 능력도 통역이 필요없을 정도로 수준급인데다 독특한 훈련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건 2010년이었다. 김호곤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 코치(디펜스 전담)로 부임했다. 단단하면서도 수비를 위한 수비가 아닌, 더욱 효율적인 공격을 위한 수비라인을 꾸려 호평 받았다.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며 지금도 회자되는 울산 김호곤호의 ‘철퇴 축구’ 구축에 크게 일조했다.

2014년부터 다시 괌으로 떠나 2년 간 여자대표팀을 이끌다 2016년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코치로 합류했다. 하미레스, 테셰이라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도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교감을 나눴고,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언젠가는 다시 고국에서 활동해야 했다. 겨울을 기점으로 복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중국~태국 클럽 코치로 부임할 뻔한 계기도 있었으나 최종 기착지는 목포시청 사령탑이었다.

비슷한 시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도 깊이 고민했으나 지난시즌 깊은 족적을 남겼던 목포시청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지난해 목포시청은 프로·아마추어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에서 4강에 올라 실업 돌풍을 이끌었다. 내셔널리그는 5위.

최근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감독 경험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간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우리만의 컬러를 입힐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목포시청.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령탑으로서 첫 걸음이다.

“2017시즌 FA컵 4강에 오른 목포시청을 이끌게 돼 영광스럽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있다. 그래도 그간의 노하우를 집약해 큰 열매를 맺고 싶다.”


-감독으로서 품고 있는 철학, 비전을 설명한다면.

“영국에서 감독은 ‘매니저’로 표현된다. 그 만큼 클럽의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선수단부터 코칭스태프, 경기진행, 훈련 총괄, 미디어 응대, 구단 재정관리 등 굉장히 다양한 책무를 수행한다. 당연히 많은 구성원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성적과 행정을 두루 겸비하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목포시청에서 궁극적으로 이루고픈 목표가 있다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우선 체질개선을 시도할 것이다. 성적에 매몰되는 팀 운영보다 지역출신의 축구재목들을 최대한 많이 선발해 육성하겠다. 실업축구에서도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 여기에 우리만의 축구 스타일을 구축해야 한다.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려 공간을 최소화해 상대를 계속 괴롭히는 패턴을 유지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상대가 얕볼 수 없는 팀 스타일을 만들겠다.”

울산 코치 시절 김상훈. 사진제공|울산현대



-코치로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당연히 2012년 울산에서 경험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잘 싸웠고,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무패 우승도 행복했고, 울산문수경기장을 가득 채운 파란색 물결을 지켜본 것도 잊을 수 없다.”


-자신은 어떤 지도자로 생각하나.

“난 검증도 되지 않았고, 단점이 많은 지도자다. 그래도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쌓은 여러 경험은 향후 틀림없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현대축구에 요구되는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연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갖췄다고 여긴다.”


-프로와 실업은 분명 다른 관점으로의 접근이 필요할 텐데.

“프로에서는 개인기량의 극명한 차이를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실업축구는 좀더 다른 관점이 필요할 수 있다. 구단운영 및 규모,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다소 미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해결책은 있다. 결국 팀이다. 지속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고 알찬 프로그램을 실행해 프로와 실업의 특성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