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프로그램 결과로 증명한 차준환’ 힘을 내, 이만큼 왔잖아!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입력 2022-02-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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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다.”

차준환(21·고려대)의 전담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61)는 5년 전인 2017년 1월 한국 남자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가 될 재목을 이렇게 치켜세웠다. “점프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은 스핀에 약점을 보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하지만 차준환은 점프, 스핀, 스텝, 스피드, 트랜지션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라고 밝혔다. 당시 차준환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랬던 차준환은 한국 남자피겨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은 그의 국제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한 무대다.

개인 최고점(99.51점)으로 8일 쇼트프로그램 4위에 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차준환보다 높은 순위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선수는 네이선 첸(미국·113.97점), 가기야마 유마(108.12점), 우노 쇼마(105.90점)뿐이다. 모두 세계 정상급 실력을 뽐내는 선수들이다.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이상 일본)가 점프 실수로 8위(95.15점)에 그친 사실을 고려해도 쇼트프로그램에서 톱5에 진입한 것에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4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18년 평창대회에서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83.43점, 순위는 15위였다. 베이징에서 새로 쓴 개인 최고점과 격차가 무려 16.08점에 달한다. 순위는 11계단이나 끌어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친 뒤 “4년 뒤가 더 기대된다”던 소년은 결과로 모든 것을 입증했다. “현실적으로 6위권이고, 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던 오서 코치의 평가는 결코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이제 결전의 날이 밝았다. 10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열릴 프리스케이팅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푸치니의 ‘투란도트’에 맞춰 연기를 펼칠 차준환은 2개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첫 2번의 점프가 바로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살코다. 이 점프 과제를 깔끔하게 소화하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

이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등 콤비네이션 점프 3개와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 등 2개의 3회전 점프를 수행한다. 쇼트프로그램 27위에 그쳐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얻지 못한 선배 이시형(22·고려대)의 몫까지 해내겠다는 의지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욕심내지 않고 좋은 연기를 보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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