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살림꾼 문선민 “나를 키운 ‘헝그리 멘탈’…더 다이내믹하게” [사커피플]

입력 2022-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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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선민.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등번호 27번의 그리 크지 않은 선수가 터치라인에 선다. 관중석에선 설렘의 감정이 빠르게 공유된다. 뭔가 한 건 해줄 것 같다는 강렬한 기대감이다. 주심의 손짓과 함께 투입되면 상대 벤치가 덩달아 바빠진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다용도 공격수’ 문선민(30)의 흔한 출전 풍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빠른 스피드와 유려한 발놀림에 상대 진영은 빠르게 허물어진다. 종잡을 수 없는 현란한 퍼포먼스는 전북에는 에너지를, 상대팀에는 긴장을 안긴다. 올 시즌 리그 공격 포인트는 도움 2개지만, 오로지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다. 선발 출격이든, 조커 출전이든 주어진 시간 동안 120% 역할을 수행한다.

11라운드를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전북은 5승3무3패, 승점 18로 5위에 올라있다. 기대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K리그1 6연패,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팀이기에 시즌 초반부의 흐름에 팬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문선민도 책임감을 느낀다. 스포츠동아와 최근 인터뷰에서 “전북은 항상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럴 의무가 있다. 이곳에서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올해도 그렇다. 경쟁이 더 심해졌고 견제도 많아졌다. 그래도 모든 것이 핑계다. 우린 그냥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좀더 분발해야 한다. 시즌을 시작하며 가슴에 품은 목표를 많이 채우지 못한 상태라 더 그렇다. 공격수로서 해결사와 도우미 역할을 고루 잘한다는 상징적 수치인 10골·10도움까지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속도와 개인기로 측면을 파괴하고, 공간을 개척하는 전형적인 크랙형 공격수인 문선민은 “개인적으로 골과 도움을 각각 10개 이상 올리고 싶다. 훨씬 공격적이고 더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보이고 싶다. 시즌 후 개인상에도 도전하고, 리그 베스트11에 들고 싶다”고 밝혔다.

전북 문선민.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은 본래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다. 2012년 유럽에선 변방에 가까운 스웨덴 리그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017년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으로 K리그에 안착한지 2년 만에 챔피언 클럽과 인연을 맺었다.

“항상 배가 고프고 간절하다. ‘헝그리 멘탈’이 날 키웠다. 리그 우승은 2번(2019·2021년) 해봤는데 이루지 못한 게 많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더블(2관왕) 등도 해야 한다. 언제나 국가대표팀이 주목하는 선수로 기억돼야 한다.”

당연히 우승 열망이 크다. 울산 현대(승점 26)의 독주가 매서워도 언제든 기회는 온다는 생각이다. “전북은 우승의 맛도, 방법도 모두 알고 있다. 쉬운 시즌은 없었다. 결국 이겨낸 자가 강한 법이다. 타이밍이 있고, 놓쳐선 안 될 순간이 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우리만의 ‘승리·우승 DNA’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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