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 ‘독수리 슛’ 감싼 펩, “위대한 선수=나쁜 기억 바로 삭제”

입력 2024-03-04 10:1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홀란이 골문 바로 앞에서 맞은 득점 기회를 놓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엘링 홀란이 ‘대역죄인’이 될 뻔 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스트라이커는 4일(한국시각) 안방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매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지역 라이벌전에서 전반 막판 결정적인 슛을 놓쳤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45분, 필 포든이 골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머리로 연결한 볼은 골문에서 불과 2~3m 거리에 있었다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반대쪽에 치우쳐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괴물 공격수’가 놓칠 수 없는 거의 완벽한 득점 기회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36골) 신기록을 작성한 홀란은 헤딩과 발리 슛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는 발리슛을 선택했는데, 공은 하늘로 솟구쳐 오르며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차세대 축구 황제를 다투는 천하의 홀란이 이른바 ‘독수리 슛’을 날린 것.

맨시티는 리버풀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날 맨시티가 패했다면 선두 리버풀과 격차가 승점 4로 벌어져 대권을 놓칠 수도 있었다. 홀란이 맨시티의 한 시즌 농사를 망칠 수도 있는 큰 실수를 저지른 것,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행히 맨시티는 후반전 3골을 몰아넣으며 3-1로 역전승 했다. 포든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홀란도 팀의 3번째 골을 넣으며 체면치레를 했으나 전반전 실수가 너무나 강렬해 곧바로 희석되지는 않았다.

맨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에 대해 “그건 놓칠 수 있다. 반응이 중요하다”라며 제자를 감쌌다.

“그는 10초 동안 슬퍼하고 5번 더 놓칠 수 있으며 마음속으로 10초 동안 슬퍼하지만 그 후에는 그것을 지우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는 운 좋게도 선수와 감독으로서 위대하고 훌륭한 선수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순식간에 잊어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통스러운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잊어버린다. 테니스 선수, 골프 선수, 농구 선수 모두 실수를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웃으며 긍정적으로 다음 기회를 노린다. 그것이 바로 위대한 선수의 특징이며, 그는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홀란은 이날 1골을 보태 시즌 18호 골로 2위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16골)에 2골 앞선 득점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