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 곽윤기의 진심과 간절함, 그리고 깨달음

입력 2018-03-01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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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대표 곽윤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선수이고 싶다.”

한국남자쇼트트랙대표팀 맏형 곽윤기(29·고양시청)의 소박한 꿈이다. 올림픽 4회 출전에 빛나는 찰스 해믈린(캐나다)처럼 롱런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기 무섭게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 도전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힘주어 말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평창올림픽 계주 멤버였던 곽윤기는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남자 5000m 계주에서 한국이 4위를 기록해서다. 그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계주 은메달.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이후 금맥이 끊긴 남자 계주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계획도 미뤄졌다. 그러나 이는 곽윤기에게 좌절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위한 동기부여였다. 깨달음을 얻었고, 간절함도 커졌다.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선 2021~2022시즌 국가대표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누군가는 먼 훗날의 얘기라고,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들 한다. 게다가 4년 뒤 33세가 되는 곽윤기의 나이도 쇼트트랙 선수로는 환갑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월 28일 고양시청에서 열린 환영회에 참석해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야 한다”고 전한 각오에서 비장함마저 묻어났다.

“4년의 시간이 있지만, 내게 베이징올림픽은 세 번째 준비이자 도전이다. 이제 어떻게 올림픽을 준비해야 할지를 확실히 터득했다. 물론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예민하면서도 더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인전 금메달은 물론 계주 정상 탈환도 간절하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와 긍정적인 성격은 곽윤기가 지닌 무형의 가치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잊혀지다시피 했던 그가 재기에 성공한 이유도 그것이다. 그는 “친구처럼 벽 없이 친근하게 지내며 서로 기댈 수 있도록 후배들을 이끌면, 팀은 더 똘똘 뭉친다. 반드시 3전4기에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이들 모두 동일선상에서 출발한다. 곽윤기는 그 출발선에 서 있고, 총성은 곧 울릴 것이다. 결승점은 베이징올림픽이다. 곽윤기의 기나긴 도전은 이미 시작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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