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정현욱 대신 이승우’ 삼성, 장래성에 베팅

입력 2012-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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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과 어음을 맞바꾼 꼴이다. LG는 FA로 정현욱을 영입했지만, 좌완 유망주 이승우(사진)를 삼성에게 내줬다. 이승우는 또래 중에 고만고만한 투수들이 많아 LG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포츠동아DB

삼성, 이승우 공들인 LG에 맞비수

젊은 나이·군필·좌완 선발 ‘최상의 카드’
올해 첫 등판…기복 심해도 가능성 보여

LG “또래 투수 다수 보유…방법 없었다”


삼성이 프리에이전트(FA)로 LG 유니폼을 입은 우완투수 정현욱(34)의 보상선수로 좌완 유망주 이승우(24)를 선택했다. 23일 LG로부터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명단을 받은 삼성은 26일 “발전 가능성을 보고 이승우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는 이승우와 함께 정현욱의 2012시즌 연봉(2억5000만원)의 200%인 5억원을 삼성에 보상한다. 삼성은 정현욱을 잃었지만 흔치않은 왼손 선발 자원을 얻었다. 삼성과 LG는 서로에게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미래를 선택한 삼성

삼성은 정현욱의 보상선수를 선택함에 있어 ‘장래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투타의 전력이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삼성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에 주목했다. 이승우는 삼성이 찍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 중 하나였다. 24세에 불과하지만, 군필자에다 보기 드문 왼손 선발 자원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보상선수 지명을 검토하면서 유망주들 위주로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 역할을 맡아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시즌 개막 직후였던 4월 8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4.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21경기에서 2승9패, 방어율 5.90. 기복이 심했고, 체력적 문제를 드러내긴 했지만 간간이 좋은 내용의 투구를 선보였다. 올해 LG의 젊은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기회를 잡았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 등 LG 코칭스태프가 공을 들인 선수였다.


○유망주 출혈을 감수해야 했던 LG

LG 코칭스태프는 보호선수 20명 명단을 작성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투수 포지션에 20대 초중반의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해 누구를 선택할지를 놓고 코칭스태프가 머리를 맞댔다. 우규민(27), 유원상(26), 신정락(25), 한희(23), 최성훈(23), 임정우(21), 임찬규(20) 등이 그 대상이다. 이들 중 우규민, 신정락, 임정우, 임찬규 등은 내년 선발 요원으로 분류돼 있다. 보호선수 명단에는 안 들어가지만 군에서 제대한 최동환(23)과 배우열(26), 조만간 제대하는 정찬헌(22)도 같은 연령대의 선수들. 이처럼 비슷한 또래들이 많다는 게 보호선수를 묶어야 하는 LG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LG 김기태 감독은 26일 “(이)승우와 비슷한 또래의 투수 자원이 많다. 그 때문에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하면서 코치들과 여러 차례 상의했다”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승우에도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LG는 1년간 공들였던 왼손 선발 유망주를 삼성에 빼앗겼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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