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코치 된 만년 유망주…손인호 “이제, 야구가 보인다”

입력 2012-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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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호. 스포츠동아DB

LG 방출 이후 상무 타격코치로

지난달 방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현역생활을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기회는 찾아오지 없었다. 잠시 방황했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였다. 때마침 손을 내민 이는 박치왕 상무 감독. “코치로 후배들을 좀 도와다오.”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고,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타격코치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손인호(37·전 LG·사진)의 얘기다. 경남고∼고려대를 거쳐 199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번으로 롯데에 입단했던 손 코치는 고려대 시절 김동주(두산)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이루기도 하는 등 아마추어 시절 ‘천재타자’라는 소리를 듣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한때 무서울 게 없었던 그는 프로의 벽에 부딪혀 이렇다할 꽃을 피우지 못한 채 2012시즌 LG 유니폼을 끝으로 은퇴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터. 그러나 손 코치는 “코치로서 후배들과 함께 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기회를 주신 박 감독님께 고마울 뿐”이라며 “현재 생활이 정말 즐겁다. 현역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것을 이제야 깨닫고 있는 나를 보면서 새로운 공부도 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상무가 있는 성남으로 출근하기 위해선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초보코치’로서 새 삶을 시작한 그에게는 이마저도 기쁨이다. 그는 말했다. “선수로서 꽃 피우지 못한 야구인생, 코치로서 한번 꽃을 피우고 싶다”고.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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