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최정 “마음을 비우니 내 야구가 돌아왔다”

입력 2013-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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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은 현역 최고의 3루수다. 아직 그의 나이는 20대 중반. 최정이 은퇴할 시점에선 역대 최고의 3루수라는 평가를 들을지도 모른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마음을 비우면서 오히려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 SK 최정

4∼5월 13홈런 42타점 초반 대폭발
6월 3홈런 기세 꺾이더니 7월 2할타
훈련량 늘리고 마인드 컨트롤 돌입
“숫자 의식 않는다” 타격감 회복 조짐


“마음을 비우니 이제 제 야구가 되네요.”

SK 최정(26)은 시즌 초반 무서울 게 없는 타자였다. “야구가 정말 잘 됐다”는 그의 말처럼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방망이에는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6월부터 조금씩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4∼5월에만 13홈런을 때려내며 무려 42타점을 쓸어 담았지만, 6월에는 3홈런 7타점에 그쳤다. 7월에는 정확도마저 떨어졌다. 매월 3할을 웃돌던 월간 타율이 7월에는 0.265로 급전직하했다. 후반기 들어서도 타격감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팀 성적마저 중하위권을 맴돌면서 최정의 근심은 나날이 깊어져갔다.

물론 최정은 여전히 타격 순위표 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3할을 훌쩍 뛰어넘는 고타율을 기록 중이고, 타점에서도 10걸 안에 들어있다.

20홈런 15도루를 기록 중이어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의 페이스가 워낙 출중했기 때문에 최근의 타격 내용이 성에 차지 않는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선수마다 다르다. 안 해보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최정은 소문난 ‘훈련벌레’다. 잘 맞을 때도 만족할 만한 타구가 나오지 않으면 배팅케이지에서 계속해서 방망이를 휘두른다. 요즘 그는 훈련에 매달리는 동시에 마음도 다스리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부렸던 욕심을 내려놓고 ‘비움’을 택했다.

최정은 7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이제 더 이상 (순위표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마음을 비웠더니 오히려 내 야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좋은 타자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떨어지는 페이스다. 시즌 초반에 말도 안 되게 성적이 좋았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솔직히 처음에 야구가 너무 잘 되다보니까 아무래도 순위에 신경이 쓰였다. 오히려 그게 독이 됐다. 그래서 더 이상 숫자를 의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마음을 비우자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3일과 4일 문학 두산전에서 7타수 6안타 1홈런 2득점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정확도와 파워를 모두 갖춘 최정 특유의 타격이 다시 나오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보면 신시내티 추신수가 떠오른다는 말에 그는 “나는 감히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 분은 메이저리거 아닌가”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운이 좋게 빠져나가는 타구가 많이 나와서 2루까지 갈 수 있었던 것뿐이다. 그냥 공을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숫자는 신경 안 쓰고 내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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