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대신 오륜기’ 케샤반의 특별한 도전

입력 2014-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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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케샤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인도 IOC회원 자격정지로 개인신분 참가
5번째 올림픽…루지 男 1인승 37위 기록


시바 케샤반(33·인도)은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끝난 2014소치동계올림픽 루지 남자 1인승 경기에서 37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비록 출전선수 39명 중 하위권이었지만, 17세였던 1998년 나가노대회를 시작으로 5번째 동계올림픽 출전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케샤반은 이번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인도의 대표선수가 아니다. ‘독립 참가자’의 신분이다.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는 의미다.

케샤반은 8일(한국시간) 개막식에서도 자국 동료 2명과 함께 오륜기를 앞세워 입장했다. 인도는 이번 대회 공식출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자국 국기를 사용할 수 없다. 시상식에선 오륜기가 올라가고, 금메달을 딸 경우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2년 12월 인도올림픽위원회(IOA)의 회원 자격을 무기한 정지했기 때문이다. IOA의 임원 선거 과정에서 부정부패 인사가 선출됐고, 정부의 부당한 간섭이 있었다는 것이 징계 사유였다. IOC는 정치와 스포츠의 엄격한 분리를 천명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쿠웨이트를 꼽을 수 있다. 쿠웨이트 역시 2010년 초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정부의 개입을 받았다는 사유로 IOC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유는 다르지만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오륜기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이 있었다. 전 네덜란드령 안틸러스 출신의 선수 3명과 남수단 출신 1명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안틸러스는 2010년 10월 공식적으로 국가가 해체됐다. IOC 회원국의 지위 역시 자동적으로 사라졌다.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으로부터 분리 독립했는데, ‘새 회원국이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이 경과해야 한다’는 IOC의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IOC는 해당 선수에게 수단대표로 출전할 것을 권유했지만, 선수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IOC는 안틸러스와 남수단 출신 선수들에게 무국적 올림픽 출전 자격을 줬다.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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