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기 시작한 포항, 겨우 한숨 돌린 전북

입력 2014-04-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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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포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용병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이뤄진 포항은 올 시즌에도 끈끈함과 조직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6경기 5승1무의 무서운 상승세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양팀 주말경기 이겼지만 서로 다른 분위기

정규리그와 FA컵을 모두 제패한 지난해의 영광을 올해도 재현하려는 포항 스틸러스와 ‘명가 재건’의 기치를 높이 든 전북 현대에게 주말(12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8라운드는 아주 특별했다. 두 팀은 안방에서 나란히 승수를 추가했다. 포항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3-0, 전북은 울산 현대를 1-0으로 물리쳤다. 제주와 울산 모두 만만찮은 전력인 데다, 상위권에 올라있었기 때문에 12일 승리의 의미는 더욱 컸다. 포항은 ‘분위기 유지’, 전북은 ‘분위기 전환’이라는 소득을 얻었다.

최근 포항은 아예 ‘지는 법’을 잊은 모습이다. 시즌 초반 2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불안했다. 그런데 그 때의 포항이 아니다. 12일 제주전까지 6경기무패(5승1무)다. 5승1무2패(승점 16)로 단독선두. 이 기간 매 경기 3골 가량(총 17득점)을 넣었다. 용병 없이 오직 국내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린 포항은 특유의 강점을 더욱 높이는 데 주력했다. 끈끈함과 조직력으로 무장해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10명 전원이 골게터 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 베스트 11에는 들지 못했던 백업 요원들도 전사로 돌변해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칭찬에 인색한 포항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이 축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축구의 참맛을 알아가고 깨우치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다.

전북은 주말 경기 전까지 최근 리그에서 1무1패였다. 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1-0으로 꺾은 게 독이 됐다. 기세가 오히려 꺾였다. 울산전은 아주 절박했다. 사실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이겼다.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골 맛도 봤다.

포항과 전북은 주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라운드 원정을 떠난다. 공교롭게도 행선지가 모두 일본이다. 전북은 15일 요코하마 마리노스, 포항은 16일 세레소 오사카와 격돌한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향해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에 나온 적절한 승리였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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