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유연성 맞대결…우정 빛났다

입력 2014-10-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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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복식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온 이용대와 유연성이 29일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 배드민턴 남자 일반부 복식 결승에선 적으로 만났다. 수원시청 유연성은 고양시청 정정영과 짝을 이뤄 삼성전기 이용대-한상훈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 후 이용대(왼쪽)와 유연성은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했다. 제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 @setupman11

■ 전국체전 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

세계배드민턴 남자복식 랭킹 1위 단짝
소속팀 달라 남복결승 운명의 한판승부
유연성조 2-1로 우승 “용대에게 미안”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수원시청)은 ‘바늘과 실’ 같은 사이다. 둘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복식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왔다. 태릉선수촌에서 단짝임은 물론이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방도 함께 쓴다. 이런 노력 속에 이용대-유연성은 세계 최고의 배드민턴 남자복식조로 자리를 잡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3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발표한 남자복식 세계랭킹에선 굳건히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둘은 소속팀이 달라 국내무대에선 서로 적으로 만난다. 29일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 배드민턴 남자 일반부 개인전 복식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산대표로 나선 이용대는 한상훈(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췄다. 경기대표 유연성은 정정영(고양시청)과 짝을 이뤘다.

이날 경기장에는 스타 선수들을 보기 위해 팬들이 대거 몰렸다. ‘꽃미남’ 이용대가 강력한 스매싱을 꽂을 때마다 여학생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질세라 남성팬들은 유연성의 이름을 외쳤다. 양 팀은 끈질긴 랠리와 화려한 플레이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주니어대표팀 강경진 감독은 “이용대와 유연성은 개인실력 자체가 워낙 출중한 선수들이다. 누구보다 서로의 플레이를 잘 알기 때문에 랠리가 자주 연출되고, 좋은 장면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경기장 밖에선 친한 형-동생이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란 없었다. 유연성-정정영은 이용대-한상훈을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2-1(15-21 21-19 21-12)로 꺾고 우승했다. 둘은 굳은 악수를 나눈 뒤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했다.

유연성은 “(이)용대가 네트 플레이를 너무 까다롭게 해서 1세트에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한편으론 당황했고, 한편으론 감탄했다. 대표팀에서 파트너이긴 하지만,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발전한다. 오늘 이겨서 용대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용대는 “서로가 어떤 방향으로 공격을 하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 힘들었다. 연성이 형이 경기를 무척 잘 풀었고, 자신감도 넘쳤다”며 선배를 치켜세웠다.

제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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