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엽 “마라톤은 배신하지 않는다”

입력 2015-03-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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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엽(강원도청)이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3분10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남자부 국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제주전국체전에서 세운 2시간19분37초의 종전 개인최고기록을 6분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잠실|신원건 동아일보 기자 laputa@donga.com

■ 남자부 국내 1위 수상 소감

대학동창 성지훈 전국체전 우승에 자극
1주일에 한 번 45km 3시간 주파 강훈련
“훈련한 만큼 결과물 얻는 마라톤이 좋아”

“마라톤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아요.”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에서 남자부 국내 1위를 차지한 유승엽(23·강원도청)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마라톤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유승엽은 2시간13분10초로 골인하며 지난해 이 부문 정상을 차지한 심종섭(한국전력공사·2시간13분28초)을 18초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5000m, 1만m 중장거리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유승엽은 풀코스 두 번째 완주 만에 ‘대형 사고’를 쳤다. 지난해 제주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남자 일반부에서 2시간19분37초로 2위에 오른 것이 이전까지의 유일한 기록이다. 자신의 기록을 6분 이상 단축했다.

그저 외국 선수들만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출전했던 그는 출발 이후 국내 선수 페이스메이커만 보고 뛰다 35km 지점을 지나면서 속력을 높였다. 유승엽은 “38km 지점에서 스퍼트를 내면 다른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할 것 같아 속도를 냈다. 1등을 해본 사람이 다음에 1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플루에 걸려 인천 아시아경기 마라톤대표 선발전을 포기하고 슬럼프에 빠졌던 유승엽은 작년 전국체육대회 이후 마음을 잡고 강훈련을 견뎌냈다. 유승엽은 “전국체육대회에서 대학동창인 성지훈(고양시청)에게 우승을 내주면서 이를 갈았다”며 “중국 쿤밍,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소화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뉴질랜드에서 1주일에 한 번씩 45km를 3시간 내로 뛴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엽은 “심종섭, 김성하(괴산군청) 등 기록이 비슷한 경쟁자들이 내게 자극을 준다”며 “훈련하는 만큼 결과물을 얻는 마라톤이 좋다”고 웃었다. 강원도청 윤선숙 코치는 “유승엽은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레이스 운영 경험이 쌓이면 조만간 2시간 10분대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영 동아일보 기자 elegan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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