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사격·유도·배드민턴에 메달 편중
스포츠 강국 메달밭 기초종목 성과 부실
대회때만 ‘반짝 지원’ 아닌 지속 투자 필요
배구·수구 등 구기종목도 육성대책 부족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가 1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북한 선수단의 불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일부 선수들의 출전 포기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개막했지만 금세 안정을 찾았다. 태극전사들과 낭자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한국은 종합 1위에 올랐다. 한국스포츠가 올림픽, 아시안게임, U대회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U대회 이후 2번째다. 이번 대회의 선전으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희망도 얻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과 농구·배구 등 일부 구기종목의 부진이다. 효자종목, 다관왕이 두드러진 대회였기에 이들의 행보는 더욱 안타까웠다. 광주U대회를 되돌아본다.
● 또 다시 드러난 양극화 현상
전통의 효자종목 양궁, 사격, 유도, 배드민턴 등은 광주U대회에서도 제 몫을 다 했다. 오히려 목표 메달수를 초과해 한국 선수단에 큰 동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기초종목은 이번에도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21개 종목 중 10개 종목에서 한국 선수단에 금빛 낭보가 전해질 때, 스포츠 강국들이 메달밭으로 삼고 있는 육상·수영·기계체조 등에선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국영(광주시청)이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6으로 2010년 6월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10초23의 종전 한국기록을 5년 만에 바꿔놓았을 뿐, 나머지는 저조했다. ‘제2의 박태환’을 찾는 데 실패한 수영도 여자 다이빙 김나미(독도스포츠단)를 제외하면 딱히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회 초반 기권한 양학선(수원시청)이 없는 기계체조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철두철미하고 장기적인 마스터플랜부터 수립해야 한다. 육상의 경우 2011대구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며 ‘반짝’ 투자를 해 한국기록을 수립하는 등 약간의 성과는 거뒀지만, 이 정도로는 세계 상위권에 진입하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부진 면치 못한 구기종목
비록 나란히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남자축구와 여자핸드볼은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나머지 종목들은 동반 추락했다. 2009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회 당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란 특급 스타를 배출한 여자축구는 4강 진입에 실패해 5∼8위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났고, 남녀배구는 예선 라운드도 통과하지 못했다. 남녀농구 역시 한계를 노출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4위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구도 인프라 구축과 저변 확대 등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대회 기간 현장을 지킨 많은 체육인들은 “대한체육회와 정부 차원에서 기초종목 투자와 육성, 경기력 향상 대책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