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조덕제 감독의 초심 “단꿈에서 깨어나라”

입력 2016-04-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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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조덕제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상주 원정 경기력·정신상태 질타

“어휴, 정말 화가 많이 났죠.”

수원FC는 9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4라운드 상주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27분 먼저 실점하며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주장 이승현의 동점골로 어렵사리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수원FC 조덕제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원정경기를 마치고 복귀하는 선수단 버스에서 선수들에게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제자들의) 얼굴을 보면 한바탕 잔소리를 쏟아내고 자칫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10일 오후 회복훈련. 차분히 화를 식히고, 이날 오전 조기축구회에 나가 회원들과 공을 차며 마음을 가라앉혔건만 조 감독은 따끔한 질책을 했다. 전체적인 팀플레이에 대한 지적은 물론 떨어진 집중력과 유난히 산만했던 경기태도 등을 보인 몇몇 선수들에게는 호된 회초리를 가했다.

이 자리에서 조 감독이 남긴 메시지의 핵심은 간결했다. “단꿈, 단잠에서 깨어나라!” 처음 클래식(1부리그)에 승격해 ‘강등 후보 1순위’라는 불편한 시선 속에서도 꾸준히 승점을 쌓고, 시즌 개막 이후 4경기 연속무패(1승3무)를 이어가는 것은 틀림없이 칭찬할 만하지만 상주 원정은 내용 면에서 사실상 패한 경기였다는 것이 조 감독의 냉정한 평가였다.

첫 클래식 도전에서 수원FC는 ‘119’라는 큰 목표를 세웠다. 11승 이상과 9위 이내 진입으로 잔류 이상의 결실을 맺겠다는 당찬 각오였다. 조 감독은 ‘무의미한 생존’을 바라지 않는다. 매력적인 축구로 모두를 위협할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한다. 적어도 상주 원정 전까지는 그랬다. 공격적이고 멈춤 없는 플레이로 상대를 위협했다. 그러나 상주전에선 어수선한 플레이가 내내 이어졌다. “(동점골을 만든) 1분만 괜찮았다”던 조 감독은 “아직 진짜 강팀들은 만나지도 못했다. 상주전 정신상태라면 한계가 금세 온다”고 우려했다.

수원FC는 13일 울산현대와 홈에서 만난 뒤 16일 FC서울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가장 걱정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되는 진짜 일전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초심으로’가 다가올 2연전의 핵심 모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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