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KBO로 돌아온 신진호-김성민-김진영

입력 2016-08-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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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7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가 열렸다. 1라운드에서 지명 받은 해외파 SK 김성민, NC 신진호, 한화 김진영(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돌고 돌아 다시 KBO리그에 왔다. 신진호(25·전 캔자스시티), 김진영(24·전 시카고컵스), 김성민(22·현 일본후쿠오카경제대) 얘기다. 이들은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각각 NC(신진호)와 한화(김진영), SK(김성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다. 이날 1라운드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으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NC 신진호. 스포츠동아DB



● 임의탈퇴 신분이었다가 4년 기다릴 뻔했던 신진호

화순고 출신 신진호는 2009년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2014년 국내로 복귀했다. 문제는 ‘방출’이 아닌 ‘임의탈퇴’라는 점에 있었다. 선수 본인은 임의탈퇴 동의서에 사인한 것으로 방출이 됐다고 생각하고 2년간 준비해 올해 신인지명회의 참가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KBO가 MLB에 신분조회를 해본 결과 신진호의 보류권은 여전히 캔자스시티에 남아있었다. 결국 KBO는 ‘외국 구단과 계약한 국내 아마추어 선수는 계약종료 뒤 2년 유예기간이 지나야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야구규약 107조에 의거해 2년 후 참가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신진호는 자칫 4년을 기다릴 뻔한 위기에 처했지만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해 캔자스시티에 방출을 요청한 뒤 서울중앙지법(제50민사부)에 신인드래프트 참가확인을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다. 18일 “참가자격이 있다”는 결정을 받아내 어렵사리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이날 NC의 선택을 받은 신진호는 “이제 조금 후련하다”며 “NC는 구단이 창단될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내 장점은 수비다. 송구능력이나 투수리드에 자신 있다. 내년 1군에 올라가 신인왕을 노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화 김진영(왼쪽). 스포츠동아DB



● 임의탈퇴 신분으로 인해 3년을 기다린 김진영

김진영도 신진호와 상황이 비슷했다. 그는 2011년 시카고컵스에 입단했지만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팔꿈치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소화하면서 KBO가 정한 자격정지기간 2년을 보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자신이 제한선수 신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시카고컵스에서 방출이 됐지만 계약 해지시점부터 지난해 신인지명회의까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귀국한 지 3년 만인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날 한화에 지명된 김진영은 “당시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며 “한화에 온 만큼 야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SK 김성민. 스포츠동아DB



●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던 김성민

김성민의 사연은 더 기구했다. 대구상원고 2학년이던 2012년 신분조회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해외진출을 시도하려다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4년 무기한 자격정지는 해제됐지만,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일본으로 눈을 돌려 일본후쿠오카경제대학로 진학했다. 1년 일찍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다가 4년을 허송세월하고 만 것이다. 그는 대학 졸업반이 되는 올해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신인드래프트 참가신청서를 냈다. 절차는 복잡했다. KBO는 일본야구기구(NPB) 쪽으로 연락을 취해 김성민이 11월에 있을 일본신인지명회의 대상자에 속하지 않는지, 선수의 복귀의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에야 최종 참가를 결정했다. 이날 SK 유니폼을 입은 김성민은 “여기까지 4년이 걸렸다. 정말 기뻤다”며 “트라이아웃 때 몸 상태가 나빠서 현장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이름이 불리는 순간 감동이었다. SK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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