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 준PO 히든카드 될까?

입력 2016-10-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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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은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준PO) 엔트리에는 투수를 10명에서 12명으로 늘렸다. 두 자리에 들어갈 투수 후보로는 임찬규(24), 윤지웅(28), 이준형(23)이 있었다. 사실상 임찬규와 이준형의 경쟁이었다. 둘은 포지션이 비슷하다. 선발이 무너질 경우 ‘롱맨’으로 활용이 가능하면서, 선발로도 돌릴 수 있다. 막상막하의 대결이었지만 양 감독의 최종선택은 임찬규였다.

전반기에는 이준형이 5선발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선 임찬규의 기세가 더 셌다. 임찬규는 7월말 1군에 복귀해 9월까지 선발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8번의 선발등판에서 2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팀은 그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6승2패를 기록했다. 보통 5선발 경기에서 이기면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당시 LG는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던 중이었다. 임찬규의 호투는 데이비드 허프와 더불어 팀이 가을잔치를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임찬규의 가장 큰 장점은 노력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준비했지만 시즌 개막 후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전반기 내내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그들의 장점이 뭔지 분석했고, 자신의 투구스타일에 적용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인터벌이었다. 1구와 1구 사이 간격을 최대한 짧게 하면서 타자가 준비할 틈을 주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가 위력을 떨쳤다. 이뿐만 아니다. 1군에 올라온 뒤에도 빠른 인터벌만이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투구 템포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양 감독은 부단히 노력한 임찬규를 눈여겨 봐뒀다. 잔여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롱맨’으로 출전시키면서 다양한 쓰임새를 고민했고, 엔트리에 이름을 넣었다. 와일드카드전에서 이미 에이스를 소진한 LG에 임찬규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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