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베테랑 삼총사, 그들이 있어 행복했다

입력 2016-12-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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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조국-수원 염기훈-전북 이동국(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정조국 K리그 득점왕·MVP로 부활
염기훈도 FA컵 MVP로 진가 뽐내
최고령 이동국은 27경기 12골 건재

K리그 클래식(1부리그)도, FA컵도 마무리됐다. 전북현대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8∼18일)을 앞두고 있지만, 사실상 한국축구는 3일 수원삼성-FC서울의 FA컵 결승 2차전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감했다.

2016년은 베테랑들이 빛난 한 해였다. 클래식 우승은 서울의 몫이었지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은 정조국(32·광주FC)에게 돌아갔다. 2003년 19세의 나이로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던 정조국은 한때 ‘패트리어트’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서울에 몸담은 지난해까지 최근 수년 동안은 출장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할 정도로 ‘잊혀진 존재’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로 이적해 ‘20골 득점왕’으로 재탄생했다. 베스트11과 MVP도 거머쥐며 3관왕으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한물 갔다’는 평가에 반론조차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미웠다”고 힘겨운 시절을 되돌아본 그의 소회는 많은 팬들을 뭉클하게 했고, 최고 자리에 우뚝 선 정조국의 부활은 실의에 빠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2012년 스플릿 라운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그룹B(7∼12위) 추락이란 아픔을 맛본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6년 만에 국내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FA컵 MVP로 선정된 염기훈(33)이 자리 잡고 있다. 염기훈은 결승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고,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했다. FA컵뿐 아니라 클래식에서도 베테랑의 진가를 뽐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도움왕에 등극하며 ‘택배의 달인’이란 명성을 이어갔다.

‘베테랑 파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또 있다. K리그 최고령인 이동국(37·전북)이다. 올해 클래식 27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뽑아내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32골로 역대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월드컵 출전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힘들다”는 말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쳤는데, 결국 전북 유니폼을 입고 그 바람을 이뤘다. 주연을 고집하지 않고, 팀과 후배들을 위한 ‘아름다운 조연’을 택한 이동국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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