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전문가들이 본 강백호 “‘한국판 오타니’ 괜찮지 않나요?”

입력 2017-08-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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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강백호는 ‘한국판 오타니’에 가장 근접한 예비 스타다. 타자로도, 투수로도 프로 무대를 누빌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스포츠동아DB

9월 11일 프로야구 2018년 2차 신인지명회의가 열린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타자도 되고, 투수도 되고, 포수까지 되는 ‘야구 천재’ 서울고 강백호(19)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강백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척스카이돔 개장 첫 홈런을 치면서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예비 스타’다. 우투좌타인 그에 대해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타격은 이미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라며 입을 모은다. 여기에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진다. 심지어 포수도 볼 수 있다. A구단 스카우트는 “포수로도 나쁘지 않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투수리드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 어렵지만 캐칭이나 블로킹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프로무대는 만만치 않다. 어느 한 포지션에 집중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생길지 모른다. 그를 영입하는 감독 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타자? 투수? 과연 그에게 어떤 포지션을 추천해야 할까.


● LG 양상문-kt 김진욱 감독 “둘 다 시킨다”

강백호 영입이 가장 유력한 팀은 kt다. kt 김진욱 감독은 “만약 우리 팀에 오게 된다면 둘 다 시킨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타자, 투수 둘 다 매력이 있다면 다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물론 선발로는 힘들 수 있지만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타격을 하다가 불펜으로 가서 공을 던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방망이도 좋지만 던지는 것도 좋더라.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2~3년 정도 양쪽 포지션을 경험해보면서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지도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역시 “둘 다 할 수 있는데 굳이 하나만 고집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할 수 있다면 병행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고 강백호. 스포츠동아DB



● 지도자들이 주목하는 강백호의 스타성

야구 전문가들이 강백호에게 두 가지 포지션 병행을 추천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스타성’ 때문이기도 하다. 양 감독은 “일본에 오타니처럼 투수, 타자 다 잘 하는 선수가 있는데 KBO리그에서도 오타니 같은 선수가 나오면 좋지 않겠는가”라며 “프로야구에 이슈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스타성이 있다면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구단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강백호를 데리고 온다면 그가 가진 스타성을 최대한 키워야한다고 본다”며 “신생팀은 ‘스타’가 필요하다. 강백호의 재능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 아닌가. 두 개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KBO리그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 강백호의 생각, “투타겸업, 할 수만 있다면 하겠다”

그렇다면 당사자의 생각은 어떨까. 강백호는 “프로에 가게 된다면 소속팀 감독, 코치님의 의견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타자는 어릴 때부터 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있지만 투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투구이닝수도 많지 않고 프로에는 쟁쟁한 선배들이 많은데 내 공이 통할지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물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144㎞였던 구속이 1년 사이 5㎞(148㎞)가 증가했고, 3학년 때는 최고 153㎞까지 나왔다. 그는 “공을 던진 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구속이 5㎞씩 늘었다. (서울고 유정민) 감독님께서 ‘넌 중심이동이 좋으니까 타격 원리를 투수에 접목시켜 던져보라’로 주문하셔서 던진 게 주효했다”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치고, 공도 씩씩하게 던져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판 오타니’라는 얘기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선수와 비교해주시는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프로에 가게 된다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기죽지 않고 당찬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서울고 강백호는?

▲1999년 7월 29일생
▲부천북초~이수중~서울고(3학년 재학 중)
▲우투좌타
▲키 182㎝·몸무게 96kg
▲고교 통산성적(16일 현재)=▶타자 325타석 타율 0.407(277타수 113안타)·10홈런·108타점·77득점 ▶투수 8승·2패 방어율 1.90
▲수상 경력= 청룡기 홈런상, 주말리그 홈런상 및 수훈상(이상 2015년) 2016년 황금사자기 타격상 및 최다 타점상, 주말리그 전·후반기 타점상, 아시아대표팀 아시아 홈런상(이상 2016년) 2017년 주말리그 후반기 타점상, 청룡기 타점상 및 감투상, 대통령배 타격상 및 최우수선수상(이상 2017년)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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