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닝·포 피치’ 류현진 부활 증명하는 키워드

입력 2017-08-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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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원정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의 올 시즌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치르는 첫 풀타임 시즌이기 때문이다. 2014 시즌 이후 3년 만의 풀타임 시즌, 수술 후유증에 따른 우려를 지우는 것이 류현진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런 점에 미뤄보면, ‘100이닝’과 ‘포(Four) 피치의 황금분할’은 류현진의 부활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꼽을 만하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3년만의 100이닝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간(2006~2012 시즌) 매년 100이닝 이상 투구했다. 126이닝을 소화한 2011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150이닝 이상 투구했고, 데뷔 첫해(201.2이닝)와 2년째(211이닝)에는 200이닝을 돌파하며 진정한 이닝이터의 자격을 입증했다. 메이저리그(ML) 데뷔 후에도 2013년 192이닝, 2014년 152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2년간(2015~2016 시즌) 어깨와 팔꿈치 수술 여파로 4.2이닝만 소화한 류현진에게 올 시즌 100이닝은 투구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89구) 동안 3안타 4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100이닝 돌파에 성공했고, 방어율도 3.45로 낮췄다. 이날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하며 100이닝을 채웠다. 올 시즌 총 101.2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141.1이닝)와 알렉스 우드(117.1이닝), 마에다 겐타(105.1이닝)에 이어 4번째이자 내셔널리그(NL) 51위의 기록이다. 수술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냈음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하더라. 그 자체가 고무적이다”고 흐뭇해했다.


● 포 피치 황금분할

류현진이 가진 최고의 무기는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서클체인지업이다. 완급조절 능력도 뛰어나 이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수술 후 직구 평균구속이 떨어지면서 직구와 구속 차이를 둬야 하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됐던 게 사실이다.


이는 오히려 류현진이 커터와 커브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디트로이트전에선 최고구속 149.6㎞(93마일)의 직구(31개)와 체인지업, 커터(이상 19개), 커브(18개), 슬라이더(2개)를 섞어 던졌는데, 슬라이더를 제외한 4개 구종의 구사비율이 매우 이상적이었다. 체인지업과 반대의 궤적인 커터의 비중을 높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자 모든 구종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결과다. 손혁 MBC스포츠+ 해설위원도 이를 두고 “류현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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