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퀸의 귀환…김자영의 부활

입력 2017-05-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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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영. 사진제공|KLPGA

박인비 누르고 두산매치플레이 정상
4년9개월 만에 우승…상금랭킹 2위


“믿음이 생겼다.”

김자영(26)은 한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2012년에만 3승을 거두며 시즌 최우수선수(MVP) 격인 대상을 수상했고, 상금랭킹 3위를 차지하며 많은 ‘삼촌팬’들을 거느린 인기스타로 부상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부터 4년 동안 이어진 추락은 김자영을 바닥으로까지 내몰았다.

무엇보다 부진의 원인들 가운데 하나가 실력과 상관없는 외부적 요인이어서 더욱 안타까웠다. ‘잘 나가던’ 김자영에게는 2012년 말 새로운 스폰서 제안들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존 매니지먼트사와 소송에 휘말렸다. 뜻밖의 상황은 김자영의 발목을 잡았다.

추락은 걷잡을 수 없었다. 2013년 상금랭킹 36위로 떨어졌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30위와 34위에 머물렀다. 2016년에는 57위까지 미끄러져 가까스로 시드를 유지하는 평범한 선수가 됐다. 4년이란 시간 동안 김자영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그 사이 KLPGA 투어에는 숱한 스타들이 등장했다. 김효주(22), 전인지(23), 박성현(24) 등 대형스타들이 탄생하면서 김자영은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잃은 것은 가장 큰 고통이었다.

김자영. 사진제공|KLPGA


제 자리를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을 홀로 견뎌야 했다. 그럴수록 더욱 이를 악물었고, 그대로 물러설 수 없었기에 더 많은 땀을 흘렸다. 그 결과가 올 시즌 김자영을 바꿔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일주일 전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을 앞두고 김자영은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스윙도 안정을 찾았다. 이제는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자신감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8월 히든밸리여자오픈에서 3승째를 거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김자영이 돌고 돌아 제 자리를 찾았다. 21일 춘천 라데나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7500만원) 마지막 날 결승전에서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9)를 3&2(2홀 남기고 3홀차)로 꺾고 4년 9개월 만에 감격의 우승을 신고하며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3·4위전에선 김해림(28)이 이승현(26)을 3&2로 따돌렸다. 김해림은 상금랭킹 1위(3억5478만5190원)를 지켰고, 김자영은 2위(2억8170만2338원)까지 뛰어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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