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신화 쓴 우리은행…아름다운 패자 삼성생명

입력 2017-03-2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은행 선수단이 20일 용인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통합 5연패에 성공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우리銀, 최소경기 우승·최고승률 신기록
기량 만개한 박혜진…벤치멤버까지 성장
매번 접전 삼성생명은 공·수 업그레이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통합 5연패를 달성하면서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가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우리은행이 지배한 시즌이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소경기(25경기) 우승 확정, 역대 단일시즌 최고승률(0.943) 신기록을 작성했다. 챔프전에서도 삼성생명에 3전승을 거두며 대미를 장식했다.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삼성생명도 새 바람을 일으켰다.

우리은행의 전력이 막강하긴 하지만, 5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우승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더욱 대단하게 평가 받는 이유는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데 있다. 맏언니 임영희는 전혀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고, 박혜진은 매년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 양지희와 이은혜의 부상, 이승아의 임의탈퇴에도 불구하고 홍보람, 최은실, 이선화 등의 성장으로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외국인선수 활용에서도 타 구단을 압도했다. 챔프전에서 1∼2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매 경기 뛰어난 집중력과 경기력으로 결국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다.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한 준비와 훈련까지 완벽함으로 무장한 우리은행은 그야말로 ‘대단한’ 팀이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생명도 박수 받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부터 정규리그 동안 선수들의 훈련량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다른 팀에 비해 쉬는 시간이 많았다. 여자프로농구에선 ‘훈련량=성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이 틀을 깼고, 의구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이가 많았다. 삼성생명은 결국 임 감독 부임 이후 2시즌 만에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고, 챔프전에도 진출했다. 공수에서 모두 한층 발전한 팀으로 변모했다. 챔프전에서도 ‘극강’ 우리은행을 상대로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연출하며 선전했다. 준우승에 그쳐 삼성생명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그들도 승자였다.

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