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전남에 새 둥지 튼 연제민 “새로운 나를 찾아서…”

입력 2017-0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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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을 떠나 전남에 새로 둥지를 튼 연제민은 지난해의 연이은 좌절을 올해 환희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올 시즌 친정팀과의 대결에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리우올림픽 출전 좌절부터 트레이드까지
“전남서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모습 보일 것”


고교 시절부터 7년을 한 팀에만 머물렀다. 푸른 유니폼, ‘수원삼성’이라는 타이틀과 결코 헤어질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원 클럽 맨’을 향한 꿈이 깨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달 초 트레이드로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었다.

중앙수비수 연제민(24)의 2016년은 아픔으로 가득했다. 그토록 꿈꾸던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이 불발됐고, 부침이 거듭됐다. “그리 길지 않은 축구인생이지만 분명 나는 바닥을 쳤다. 아니, 아예 지하를 찍었던 것 같다”는 한마디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여겼던 수원을 떠나 전남의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광양으로 내려가는 길. 그는 마음가짐부터 단단히 했다. “낙오자? 실패자? 여러 단어를 떠올렸다. 그런데 아직 젊다. 지난 일을 후회할 필요도,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 다시 깨어나려고 한다. 다가올 새 시즌, 친정을 만나게 된다. 그 때 내가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섰구나’란 평가를 받을 수 있게끔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2016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밑바닥을 경험했다.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프로 데뷔 골의 흥분된 기억도 함께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간 축구화를 신은 시간들을 되돌려봤다. 이러다가는 정말 바닥에 머물겠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무너지기 싫어 개인훈련도 정말 많이 했는데, 슬럼프에서 조금씩 회복됐는데, 결국 이렇게(트레이드) 왔다.”


-리우올림픽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올림픽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정말 간절한 목표였다. 지난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결승에서 내 실수로 2-3 역전패를 당했다. 한일전인데…. ‘이 대회만 잘 마무리하면 리우로 향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한 경기로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동계훈련도 못 했고, 전반기 내내 헤맸다. 생각보다 많이 아팠다.”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당시 연제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프로 5년차다. 4년을 수원에서 뛰었다.

“트레이드가 확정되고,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다. 대부분 긍정적 이야기였다. ‘반드시 올라설 것’이라고. 진짜든, 그렇지 않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 도약과 영원한 추락을 가늠할 시간이니까. 기대도, 설렘도 크다. 급하지 않게 올라서고 싶다.”


-새로운 둥지에 왔는데.

“지난해만 보면 나를 받아준 것만으로도 전남에 감사할 뿐이다. 솔직히 수원전이 가장 기대될 수밖에 없다. 서정원 감독님(수원)을 비롯한 은사들을 만나게 된다. 수원전에서 제대로 못하면 ‘쟤를 보내길 잘했다’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많이 좋아졌다!’, ‘잘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다.”


-올 시즌을 어떻게 기약하나.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지 않겠나. 실수 없는 플레이를 많이 펼치고 싶다. 이제 나는 어리지 않다. 지난해 큰 경기에서 실패해 정신도, 실력도 망가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자부한다. 나는 실수를 통해 깨어났다고. 전남에 올 때 (은퇴한) 곽희주 선배께서도 꼭 껴안아주시며 ‘전남 트레이드가 네게 좋은 길을 열어줄 거야’라고 했다.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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