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흥행에 웃은 유아인…100억 대작에도 아쉬운 이병헌

입력 2015-08-1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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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선뜻 도전한 유아인의 선택은 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는다.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은 악랄한 재벌 3세로 자신의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외유내강

■ 유아인-이병헌 두 연기파 배우의 ‘희비 쌍곡선’


유아인 ‘베테랑’ 벌써 700만…차기작 흥행 파란불
이병헌의 ‘협녀’ 참패…탁월한 연기력에도 관객 외면

여름 극장가에 나선 두 배우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주연영화의 흥행 결과가 상반된 까닭이다. 배우 유아인(29)은 ‘베테랑’을 통해 매일 자신의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반면 이병헌(45)은 탁월한 연기력을 아낌없이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협녀, 칼의 기억’의 부진 탓에 활동 전략의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양한 영화가 치열한 흥행 경쟁을 빚는, 8월 중순 극장가의 또 다른 풍경이다.

유아인의 자신감…최고 흥행기록

17일까지 누적관객 700만 명을 모은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의 흥행에 있어 ‘신의 한 수’로 인정받는 존재는 단연 유아인이다. 부도덕을 일삼는 재벌3세를 악랄하게 그려내 흥행을 도왔고, 덕분에 ‘완득이’(531만)를 넘어 최고 흥행기록까지 안게 됐다.

사실 유아인이 맡은 재벌3세 역은 20대 배우 서너 명에게 이미 거절당했던 배역이다. 마약, 청부살인, 폭행 등을 일삼는 악역이란 점에서 인지도를 갖춘 젊은 배우들은 손사래를 쳤다. 반면 유아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간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역할에 관심이 컸고, “매번 비슷한 모습만 연기하면 지루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더해졌다.

연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극 중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설정, 재벌가 자제라는 상황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꼼꼼한 자료조사 끝에 영화 의상을 고안해 제작진에 역으로 제안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베테랑’ 속 유아인 의상은 대부분 그의 머리에서 디자인돼 나왔다.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의 행보는 9월 개봉하는 ‘사도’와 10월 SBS ‘육룡이 나르샤’로 이어진다. 연속 사극 출연에 갖는 부담 대신 “역사 속 인물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모습”에 거는 호기심이 더 컸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두 편 모두 영화계와 방송가의 주목을 받는 기대작. 유아인이 제 몫을 해낸다면 연기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20대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이병헌. 사진제공|티피에스컴퍼니


이병헌의 아쉬움…활동전략 고심

이름값이 무색한,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13일 개봉한 이병헌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제작 티피에스컴퍼니)이 개봉 첫 주에 33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예상을 밑도는 수준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암살’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비가 높은 작품이란 사실이 무색한 수치다. ‘협녀’의 초반 부진 탓에 이병헌도 난처한 상황이다. 앞서 자신을 향해 쏟아진 여러 시선에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해왔지만 이 같은 각오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든 ‘협녀’가 끝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여파로 인해 이병헌 역시 향후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협녀’에서 펼친 탁월한 연기가 관객에게 인정받을 기회가 줄어들면, 대중과 소통할 횟수 역시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병헌이 활동 전략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기회는 남았다. 이병헌은 연말 영화 ‘내부자들’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사회악에 맞서는 카리스마 강한 인물을 맡고 통쾌한 복수극을 펼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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