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 “몇 살 더 먹고 제대로 된 멜로 하고 싶어요”

입력 2015-11-1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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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에 출연하는 박소담. 사진제공|퍼스트룩

■ 한예종 출신 스크린 샛별|박소담·이유영

신예 박소담(24)과 이유영(26)은 올해 한국영화에 등장한 샛별인 동시에 단연 빛난 별이기도 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10학번 동기인 이들은 단편영화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장편 상업영화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고 최근 그 활동 범위를 빠르게 넓히며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흥행이나 작품성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에는 어김없이 이들의 이름이 있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그놈이다’의 이유영을 만났다.


‘베테랑’ ‘사도’ ‘검은 사제들’ 잇단 흥행
“졸업하자마자 한 달 10편 이상 오디션”

박소담의 올해 출연작 목록은 ‘2015년 화제작’으로 통한다. ‘베테랑’과 ‘사도’ 그리고 현재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있는 ‘검은 사제들’까지다.

물론 앞선 두 영화의 출연 비중은 미미한 수준. 하지만 차근차근 쌓은 실력은 ‘검은 사제들’을 계기로 폭발했다. 김윤석, 강동원이라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나고도 밀리기는커녕 그만의 실력을 과시하며 차세대 배우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박소담은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20대 여성이 등장하는 거의 모든 영화의 오디션에 응했다”고 돌이켰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한 달에 10편 이상씩 봤다”고도 했다. 학과 동기인 김고은, 이유영이 잠시 휴학하고 영화계에 먼저 뛰어드는 과정을 지켜봤지만 고집스럽게 단 한 학기도 쉬지 않고 4년을 꽉 채워 졸업했다. 그 사이 참여한 단편영화는 20여편. 박소담은 “열정적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 내 존재가 뭔지도 모르는 채 이 시간을 지나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은 가톨릭 사제들이 쫓는 악령이 깃든 소녀. 한국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캐릭터이다. 머리카락이 전부 잘리고 손발이 묶인 채 침대에 누운 그는 기묘한 모습과 음성으로 영화의 후반부를 이끈다.

“한 달 넘도록 광주에 마련된 좁은 세트에서 촬영했다. 미리 연습도 했지만 양팔이 묶이는 순간 앞으로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치아에 특수장치를 붙이고 얼굴 피부의 모공까지 막는 특수분장을 받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연기의 강약 조절에 실패해 팔이 마비되기도 했다. 촬영장만큼이나 병원도 자주 오갔다. “혼자였다면 정신이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지만 견딜 수 있던 힘은 김윤석과 강동원 덕분이다.

“세트 촬영이 끝나면 하루의 마무리는 늘 선배들과 함께한 술자리였다. 술? 좀 마신다.(웃음) 김윤석 선배님은 내 감정이 더 풍부해질 수 있도록 해줬다. 매 장면이 끝날 때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내겐 광주의 아버지다.”

제작진이 박소담을 캐스팅한 이유는 분명했다. 센 캐릭터에서 쉽게 헤어날 수 있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정신의 여배우’가 필요했다. 연기력은 기본이다.

이런 기대치는 박소담의 ‘내일’을 향한, 또 다른 기대로 이어진다. 매사 적극적인 성격답게 하고 싶은 영화도 많다. “지금은 풋풋한 멜로, 몇 살 더 먹고는 제대로 된 멜로를 하고 싶다”며 “고난도 액션도 원한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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