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 쓰나미’가 몰려온다

입력 2016-04-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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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아메리카:시빌워’-‘엑스맨:아포칼립스’-‘레전드 오브 타잔’(왼쪽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십세기폭스코리아·워너브라더스

■ 할리우드 물량공세…위기의 한국영화

‘캡틴3’ 필두로 스크린 싹쓸이 가능성
한국영화들 개봉날짜 연기 등 고육책
대형 흥행작 탄생 ‘반사이익’ 기대도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는 시작일 뿐이다.

물량공세를 퍼붓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예년보다 일찍 몰려온다. 이달 말부터 6월까지 매달 한두 편의 대작이 포진되면서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맞대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봉을 연기하는 영화들까지 나온다. ‘블록버스터 쓰나미’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상황이다.

마블스튜디오의 새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캡틴3)가 개봉을 이틀 앞둔 25일 오후 1시 현재 예매율 95%(영화진흥위원회)를 기록중이다. 영화를 예매한 거의 모든 관객이 ‘캡틴3’를 택했다는 뜻이다.

영화계와 극장가의 관심은 온통 ‘캡틴3’의 파괴력에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5월 중순 돌연변이 히어로 시리즈인 ‘엑스맨:아포칼립스’가 개봉하고 6월에는 재난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와 인기 캐릭터 타잔을 주인공으로 하는 ‘레전드 오브 타잔’ 등 제작비 수천억 원의 대작들이 잇달아 관객을 찾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로 같은 시기 한국영화는 ‘곤궁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곳곳에서 그 여파는 감지된다. 당초 5월5일 개봉하려던 ‘엽기적인 그녀2’가 5월 중·후반으로 시기를 미뤘다. 5월 중순 개봉하려던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역시 6월16일로 연기했다.

영화계는 이들 영화가 개봉 시기를 변경한 이유로 ‘캡틴3’를 지목한다. 100%에 가까운 예매율을 기록하는 만큼 ‘스크린 싹쓸이’ 가능성이 크기에,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들은 어떻게든 블록버스터와 전면전을 피하려는 ‘수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문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의 ‘엑스맨:아포칼립스’나 재난상황을 극적으로 담은 ‘인디펜던스 데이’ 등은 3D를 비롯해 아이맥스 등으로 구현된다. 프리미엄이 강한 시리즈인데다, 화려한 출연진과 규모에 관객의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5월4일 개봉하는 이제훈 주연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제작진의 고민 역시 일주일 먼저 공개되는 ‘캡틴3’가 발휘할 파괴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있다.

한편에서는 ‘블록버스터 효과’를 향한 기대도 꺼낸다. 3∼4월 극심한 비수기를 겪은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대형 흥행작이 탄생한다면 관객의 유입이 늘어나 또 다른 영화들까지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의견이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25일 “‘캡틴3’가 대다수의 스크린을 차지할 우려가 크지만 그렇게 관객이 극장으로 몰려들면 같은 시기 상영하는 ‘탐정 홍길동’ 등 한국영화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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