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배우①] ‘대기만성’ 박규리, 카라 이전에 이미 연기자

입력 2017-01-0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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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리. 동아닷컴DB

‘연기돌’ 전성시대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텃세 혹은 선입견으로 피해를 보는 것도 옛말이다. 멤버 개개인이 능력이 있으면 연기를 병행하는 것이 다반사다. 드라마 영화 외에 웹드라마 웹무비 등 다양한 루트가 생기면서 도전의 문턱도 낮아졌다. 잠재적 연기 재능을 검증할 기회도 넓어진 셈. 잘 알려진 그룹은 멤버 대부분이 연기를 겸하고, 그룹 활동이 종료되면 연기자로 전향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카라 포미닛 레인보우 등이 해체 수순을 밟았으며 현재 임시완과 박형식이 소속된 그룹 제국의 아이들이 재계약을 논의 중이다. 앞서 설리(에프엑스) 한선화(시크릿) 이준(엠블랙) 정아(애프터스쿨) 류화영(티아라) 유소영(애프터스쿨) 등이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성장 중인 충무로 기대주를 꼽아봤다.

박규리는 2007년 걸그룹 카라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인기 몰이한 카라는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함께 2세대 걸그룹 3강 체제를 구축했던 아이돌 그룹. 박규리는 9년 동안 리더로서 카라를 이끌면서도 애니메이션 더빙부터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다방면으로 연기 활동을 펼쳤다. 이후 2016년 1월 그룹 해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대표 모델 같지만 사실 박규리는 가수가 아니라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그는 1995년 MBC ‘오늘은 좋은날’의 ‘소나기’에 출연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연기자가 된 것. 박규리는 카라 활동 당시 장기를 십분 살려 드라마 ‘네일샵 파리스’ ‘시크릿 러브’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 ‘두 개의 연애’아 ‘어떻게 헤어질까’ 스틸.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하준사


카라의 마침표를 찍은 후 박규리는 급하게 달리기보다는 대기만성의 행보를 택했다. 그는 무술 연기에 도전한 드라마 ‘장영실’ 이후 영화 ‘두 개의 연애’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박규리는 ‘두 개의 연애’에서 취재를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재일교포 기자 역을 맡아 김재욱 채정안과 호흡을 맞췄다. 재일교포라는 설정상 일본어 대사가 많았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며 다진 수준급의 일본어 실력을 과시했다. 여담으로 박규리는 지난해 11월 일본 작가의 ‘엄마와 나 그리고 아빠’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두 개의 연애’에서 조성규 감독과 맺은 인연은 ‘어떻게 헤어질까’로 이어졌다. 감독이 한 배우와 연달아 두 작품을 함께한다는 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성규 감독은 ‘어떻게 헤어질까’ 기자간담회 당시 “박규리가 ‘두 개의 연애’에서 대사 대부분을 일본어로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며 “박규리가 한국말로 하는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굉장히 밝은 친구인데 그의 얼굴에서 슬픔을 뽑아내보고 싶었다”고 다시 손잡은 이유를 밝혔다.

박규리의 상대역 서준영은 “나보다 동생이지만 냉철하고 똑똑하고 재치 있으며 순발력도 있는 친구”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선배 이영란은 “연기 경험이 없어서 나오는 신선하고 투명한 모습이 오히려 더 좋았다. 박규리가 엄마를 생각하면서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는 내가 울기도 했다”며 “질그릇 같은 내면이 있는 듬직한 친구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규리는 지난 연말 아프리카 봉사활동과 일본 팬미팅 등의 일정을 마쳤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는 드라마와 영화 모든 길을 열어두고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그의 내일이 기대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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