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한국과 중국의 교두보. 책임감 느낀다”
● 소속사 루머의 진실은…“소속사 옮긴 적 없어, 이름만 바뀐 것 뿐”
● 시작은 HOT, 마지막은 마이클 잭슨
‘저 친구가 노래를 잘할 수 있을까?’, ‘음…1등은 역시 다르구나!’
1년 전 우연히 그를 멀리서 보고 떠오른 생각과 1년이 지나 정식으로 만난 그의 첫인상이다.
귀엽게 웃는 얼굴 속에서도 날카로운 눈빛은 빛났다. 작지만 다부진 체구와 이따금 웃음기 가신 표정 속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지난해 방송됐던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의 우승자 백청강(23·중국)이다. 이야기를 나누기 전 강인한 외모 때문인지 다소 건방지고 차갑게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한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선입견인 걸 깨닫게 됐다.
중국 지린 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옌지 출신의 백청강은 기센 외모와는 다르게 순박했다. 직설적이지만 정감 있는 연변 말투는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백청강은 중국 연변에서 낮에는 학원에서 음악공부를 밤에는 야간업소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위대한 도전에 나섰다. 운명이라고 했다.
백청강은 4월 중순 발매 예정인 디지털 싱글 발라드곡 ‘그리워져(가제)’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함께 위탄을 빛냈던 이태권, 손진영, 셰인이 앨범을 발매하고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에 도전한 것에 비해 그의 시작은 조금 늦다. 하지만 그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에게 시간이나 순서는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바라던 가수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재능 하나만 믿고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한국에 와서 편견과 싸우던 백청강은 이제 중국 동포들과 가수지망생에게 희망의 메신저다.
▶ ‘아줌마 팬덤’ 백청강…인기 비결은?
-발매를 앞둔 새 앨범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4월 중에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5월에 정식 미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에요. 싱글 앨범에는 한 곡이 실릴 것 같아요. 김태원 선생님이 써준 발라드곡이 될 것 같아요. 5월에 발매될 미니앨범에는 5~6곡이 수록될 예정이에요.”
-위탄 우승하고 달라진 점이 있나요?
“모든 게 다 달라졌어요. 마음도 삶도요. 대인관계도 좋아졌고 이젠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면서 살고 있어요. 가수라는 꿈을 이뤘으니까요.”
-가수로 데뷔하는 소감은요?
“지금은 설레는 게 전부에요. 무대에 올라가면 확 변하겠지만, 지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과 후가 많이 다른 스타일 같은데, 어떤가요?
“무대가 아니면 필을 못 받아요. 무대 위 관중의 환호에 필이 와요. 흥분해요. 무대 위에서는 연습 때보다 좀 더 에너지가 넘치고 즐기는 것 같아요. 희열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아주머니 팬들이 많다면서요?
“모르겠어요. 다 좋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뿐인데…그래서 좋아해 주시나요? (웃음). 가수가 되면 노래만 하는 줄 알았는데 선물도 받고 신기해요.”
-얼마 전부터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면서요?
“위탄 덕분에 다시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됐어요. 마음이 든든하고 행복하죠.
▶ 목소리 하나로 케이팝 뒤흔들 위대한 탄생男
-어떻게 위탄에 출연하게 됐나요?
“컴퓨터를 통해 접했는데, 보는 순간 해야겠다는 느낌이 왔어요. 어머니께서 걱정이 많으셨지만, ‘에라 모르겠다. 꿈이 가순데 되든 말든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이 자리까지 왔어요.”
-위탄 우승 후 중국 어땠나요?
“연변에 있는 많은 분이 지지해주는 팬이 됐어요. 저를 희망을 전달해준 메시지로 여겨 주는 것 같아요.”
-연변의 인기 부담되진 않나요?
“한국과 연변 중간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되면서도 뿌듯하죠.”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너무 많은데요, 눈에 들어오는 친구가 있나요?
“네. SBS ‘K팝스타’ 이하이, 박지민을 응원합니다. 나이가 어리지만 노래가 시작되면 눈빛부터 달라지더라고요.”
-다시 오디션에 나가라면 어떨 것 같아요?
“안 나갈래요. 지금 생각하면 재밌고 평생의 소중한 추억이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에요. (웃음)”
-그래도 오디션 프로그램 1등 출신이잖아요?
“1등은 운이었어요. 제 노력보다는 주변의 노력이 나를 일등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위탄 2는 자주 보나요?
“구자명 씨를 응원하고 있어요. 처음 보자마자 우승할 것 같다는 필(feel)이 왔어요. ‘슬픈 인연’ 부를 때부터 알아봤어요.”
-위탄1 참가자들과는 연락하고 지내나요?
“그럼요. 친하게 지내요. 생일 파티하고 자주 만나요. 최근에는 다들 앨범 발매로 바빠서 전화 연락을 자주 해요.”
-절친들과 이젠 가요계에서 다시 한 번 경쟁하는데 어때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위탄 출신들만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족 같은 느낌. 오랜만에 봐도 늘 편안한 가족 같아요. 그래서 가요계에서 만날 그 친구들이 더욱 기대돼요.”
▶ 밤무대서 흘린 눈물…보상받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에요. 진다면 끝까지 놓지 않죠.”
-방송에 나오기 전 밤무대를 전전하며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HOT의 ‘위 아 더 퓨처’ 보고 저런 멋진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부터 늘 흥얼거리며 살았죠. 밤무대에 서며 혼자서 눈물도 흘리고 맘고생을 많이 했어요. 가수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경험자로 오디션 지원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열심히 하라는 말. 모든 것은 자신의 노력에 달렸다. 이것들뿐이죠.”
-그렇다면 진정한 가수란?
“마음을 울리는 감성?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노래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야 진정한 가수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마음과 귀를 울려야 하는 거죠. 보이는 것이 아니라 들리는 것이 가수라고 생각해요. 힘든 과거 때문인지 제 목소리에서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는 분이 많았어요. 과거 힘든 순간이 연상되는 가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곤 해요.”
-음악 프로 1위를 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일부러 생각하지는 않아요. 1위는 곧 떨어지잖아요. 전 2위를 더 좋아해요.”
-하루 연습 시간?
“레슨 이외에 하루에 8시간은 꾸준히 연습하며 온 종일 음악과 살고 있어요.”
-위탄2에서 새 멘토를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 같아요?
“이선희 멘토를 꼽겠어요. 음악적인 부분을 다 채워주실 것 같아요.”
-소속사 논란과 루머의 진실은 무엇인가?
“다른 곳과 한 번도 계약한 적 없어요. 처음 활동 때부터 도와주신 첫 회사 ‘카스 글로벌’이 지금 회사의 전신이에요.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죠. 김태원과 현 회사 대표가 친구 사이에요.”
-당시 심경이 어땠나요?
“너무나 속상했어요. 대한민국 전체에 다 들리는 곳이 있으면 말하고 싶을 정도로요.”
-데뷔 전 멘토 김태원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쌤, 감사합니다. 태원 쌤 없었으면 저도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세요.(웃음)”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마이클 잭슨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가수. 최고는 아니라도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꿈은 뭔가요?
“마이클 잭슨처럼…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주는 삶.”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위탄부터 지금까지 관심 둬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고마워요. 저를 대신해 같이 슬퍼하고 기뻐해 줘서 고마워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습니다. 늘 함께해 주세요.”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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